주민이 반대하던 여주보호관찰소, 박수 받으며 문 연 까닭…

입력 2015-08-27 19:07  

혐오시설이라며 꺼리던 주민들
법무부 진정성 있는 설득에 감동

"기피 시설 갈등 해결한 본보기"



[ 양병훈 기자 ] 27일 경기 여주시 여주보호관찰소 이전 개소식 현장. ‘보호관찰소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지역 주민들이 행사장에 모였다. 반대 시위가 아니라 보호관찰소 직원들과 함께 이전 축하 합창공연을 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손을 맞잡고 1980년대 인기 가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불렀다. 주민들은 애초 보호관찰소를 혐오시설로 생각해 반대했지만 직원들의 설득과 진정성 있는 자세에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여주보호관찰소는 여주시내 상가건물을 빌려 운영했다. 보호관찰소는 전자발찌 착용자 관찰 등을 하는 법무부 산하기관이다. 상가건물이라는 위치상 불편함 때문에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이 이전한 뒤 그곳으로 자리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자 이전 예정지역 주민이 들고 일어났다. 성범죄자가 보호관찰소 주변을 배회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어 특히 학부모들의 반대가 심했다.

법무부는 차분하게 주민을 설득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보호관찰소가 교도소처럼 범죄자를 직접 수용하는 곳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법무부는 이전 반대 주민을 중심으로 다자협의체를 꾸렸다. 갈등관리전담팀을 현장에 파견했고 주민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대화가 깊어지자 실마리가 보였다. 폐쇄회로TV(CCTV)를 추가 설치하겠다고 하자 주민들의 불안이 사그라들었다. 여주보호관찰소 내에 헬스장 북카페 등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하자 주민들이 관찰소를 친근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이동순 목사는 “인내심과 겸손함을 갖고 최선을 다해 설득하는 모습에 주민들이 감동했다”며 “기피시설 문제로 갈등을 겪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우춘 여주보호관찰소장(사진)은 “많은 대화와 소통이 어려운 문제를 풀게 해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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