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日 CEO의 '거주지 트렌드'

입력 2015-09-02 16:00  


(김은정 국제부 기자) 일본 최고경영자(CEO)의 ‘거주지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도심에서 떨어진 고급 주택가에 CEO들이 모여 살았다면, 최근에는 도심으로 주거지를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겁니다.

도쿄상공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통계 보고서가 이같은 트렌드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 100만여개 기업의 CEO 주거지를 파악한 보고서입니다.

일단 2003년을 보겠습니다. CEO의 거주지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도쿄 변두리의 덴엔초후였습니다. 덴엔초후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고급 주택가인 베벌리힐스와 곧잘 비교됩니다.

덴엔초후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일본의 대표적인 부촌입니다. 고급 주택가죠. 1~2층의 단독 주택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도쿄 갑부들이 대거 이주해 형성됐습니다. 덴엔초후는 전원 도시 계획에 따라 다이쇼 시대(1912년~1926년)에 개발된 기차역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은 조직적 거리로 유명합니다. 도심보다 집값이 약 3배 높습니다. 2위가 세이조, 3위가 오이즈미였습니다. 세이조는 교육 도시로 유명합니다. 순위권 지역 모두 도심에서 떨어진 교외 고급 주택가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순위가 최근 확 바뀝니다. 2014년을 보겠습니다. 1위는 아카사카입니다. 도쿄의 도심입니다. 2위는 요요기, 3위가 니시(西)신주쿠입니다. 모두 고층 빌딩이 즐비하고 각종 정부 부처가 있는 도쿄의 도심 지역이네요. 5위는 롯폰기입니다. 젊은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입니다. 도쿄 도심의 상업 지역과 번화가가 CEO의 거주지로 상위권을 석권한 겁니다.

지난해 1위로 올라선 아카사카는 2003년만 해도 20위였습니다. 요요기는 16위였고요. 3위로 등극한 니시신주쿠는 2003년에는 100위권이었답니다. 롯폰기도 88위였고요. 얼마나 순위 변동 폭이 컸는지 알 수 있겠죠.

10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도쿄상공리서치의 설명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일단 도심 지역 집값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발생한 교통 마비 등의 경험으로 인해 역세권, 요충지에 대한 접근성 선호 현상이 강해진 영향도 있다고 하네요.

또 도심에서 대규모 재개발 계획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초고층 고급 아파트가 많이 생겼습니다. 도심에서도 멋진 야경 등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죠. 아카사카에 있던 방위청이 철거되고 그곳에 복합시설인 도쿄미드타운이 자리잡은 게 대표적입니다.

교외보다 도심에 사는 것이 출퇴근이 편하고 재해가 발생했을 때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인 업무가 가능하다는 건 예상 가능한 이유인 듯 합니다. 물론 덴엔초후처럼 고급 주택가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높습니다. 그저 CEO들의 거주지 후보의 폭이 좀 더 넓어진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끝)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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