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인류의 조상

입력 2015-09-11 18:07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현생 인류의 기원에 대한 논란은 끝이 없다. 화석 조각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가설과 이설이 등장한다. 그나마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현생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 정도다. 약 1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게 우리 조상이라는 얘기다. 미토콘드리아 DNA가 모계로만 전해진다는 점에 착안해 유전학자들이 아프리카의 한 여성(미토콘드리아 이브)을 인류 공통조상으로 추정한 것이다.

이 얘기는 아프리카의 초기 인류가 5만~1만년 전 유럽과 아시아로 이주했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했다는 얘기도 따라붙는다.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에 대해서는 현생 인류와의 영역·먹이 다툼에서 패해 자연도태했다는 설과 빙하기에 희생됐다는 설이 혼재한다.

‘이종교배설’과 ‘다지역 발생설’도 공존한다. 이스라엘 마놋동굴 발굴팀은 아프리카 기원의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교배하며 종족 교류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현재의 황·백인종으로 변했고, 또 다른 특질과 섞여 남태평양 원주민으로 분화했다는 설도 있다.

고대 인류의 출현에 대해서는 더 많은 가설이 혼재한? 한때는 동아프리카에서 300만~400만년 전 활동했던 루시의 종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유일한 인류 조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시기에 살았던 유인원과 비슷한 호미닌 종의 뼈가 발견되면서 이들 중 하나가 현대 인류의 조상일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저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80만년 전 고대 인류의 화석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요하네스버그의 ‘인류 화석지구’ 인근 동굴에서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인류의 화석이 나왔는데, 원시 직립 영장류와 인류 사이를 연결하는 ‘잃어버린 고리’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동굴 이름을 따 ‘호모 날레디’로 명명된 이 화석의 추정 시기는 루시가 살던 때와 비슷하다. 발굴팀은 “인류의 기원에 새로운 빛을 비추는 사건”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도 많다. 팀 화이트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지금까지 발굴 결과를 봤을 때 화석들이 1800년대에 발견된 유인원과 현생인류의 중간단계인 직립원인(호모 에렉투스)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에도 놀랄 만한 새 이론과 이를 뒤집는 반론이 반복적으로 터져나온 터여서 이번에도 진위를 믿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나 많다는 사실’뿐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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