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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M&A 막전막후] 제이콘텐트리와 맥쿼리는 어떻게 메가박스 매각에 합의했나

입력 2015-09-22 09:00  

2년 걸리는 홍콩중재원 소송 맞불로 벼랑 끝 전술 대결
지분 대신 펀드 인수하는 묘수로 매각협상 급반전
유증 발표에도 주가 급등..인수대금 전액 유증으로 조달



이 기사는 09월16일(04:4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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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1일 콘텐츠 유통사인 제이콘텐트리는 국내 3위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맥쿼리펀드와 2대 주주인 제이콘텐트리는 중국 오리엔트캐피탈이 적절한 인수후보인지를 가리기 위해 홍콩상사중재원에 중재소송을 신청한 참이었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하던 두 회사의 극적인 화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대규모 유증에도 주가 55% 폭등
하지만 제이콘텐트리가 맥쿼리펀드 보유지분 50%를 사들인다는 예상 밖의 합의보다 더 시장을 놀라게 한 건 인수구조였다. 제이콘텐트리는 메각박스 인수를 발표하면서 인수금액 152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당 2525원, 총 1086억?규모의 유상증자를 동시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새로 발행할 주식 4300만주는 제이콘텐트리 전체 발행주식의 65%에 달하는 물량이었다. 지난 9일 발행주식 총수의 100%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발표한 다음날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18% 폭락한데서 보듯 대규모 유상증자는 물량 부담 때문에 주가가 급락하는게 일반적이었다.

주가가 떨어지면 발행가격도 떨어져 ‘공모주식수(4300만주)*발행가격’으로 결정되는 자금조달 금액도 줄어든다. 유상증자로 인수금을 조달하려던 제이콘텐트리는 또다시 수백억원을 차입해야 할 수도 있었다. 대규모 실권주가 나오면 제이콘텐트리의 자문사인 삼성증권도 수백억원어치의 주식을 떠안아야했다. 메가박스의 대주주인 맥쿼리와 매각주관사인 노무라금융투자 입장에선 천신만고 끝에 이뤄낸 메가박스 매각작업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은 여느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후의 움직임과 반대로 반응했다. 21일 3635원이었떤 메가박스 주가는 발표 당일 상한가를 포함 발행가격이 확정될 즈음인 7월15일까지 54.9%(5630원) 올랐다.

2525원이었던 발행가격이 3430원으로 조정되면서 유상증자 규모 또한 1086억원에서 1475억원으로 늘었다. 제이콘텐트리로서는 인수대금 1520억원의 거의 전부를 유상증자로 조달한 셈이었다.

주가가 급등한 것은 투자자들이 물량부담 우려보다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를 인수했을 때의 시너지효과를 더 주목한 덕분이었다. 제이콘텐트리가 메가박스 지분을 중국 오리엔트캐피탈에 모두 잃으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8%에서 1%로 떨어지는 반면 지분을 100% 보유하면 그동안 주춤했던 투자 및 추가 출점이 가능해져서 실적이 오?것으로 분석될 때였다.

◆지분 대신 펀드 인수 묘수가 거래성사
통상 2년이 걸리는 홍콩중재법원행을 불사하면서까지 극한으로 치달았던 양측이 극적인 화해를 이룬 건 불과 며칠 전이었다.

오리엔트캐피탈의 독점협상기한이 끝난 직후인 5월 중순 서울 모 호텔에서 맥쿼리와 제이콘텐트리, 삼성증권 관계자는 만남을 가졌다. 매각협상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매각협상이 결렬되는 분위기였던 만큼 맥쿼리펀드의 대출을 연장해야 했다. 대출을 연장하려면 보증 관계에 있던 제이콘텐트리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 이를 협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맥쿼리와 노무라, 제이콘텐트리와 삼성증권 양측이 준비한 카드가 있었다.

‘오리엔트캐피탈이 제시한 것과 같은 값으로 제이콘텐트리가 맥쿼리펀드 지분을 사면 어떠냐’는 돌발제안이 나온 배경이었다. 보증연장에 동의하고 금방 끝났어야 할 회의가 갑자기 밤샘협상으로 전환됐다. 오리엔트캐피탈이 메가박스 지분 100%에 제시한 가격은 5150억원. 제이콘텐트리가 같은 값으로 맥쿼리펀드 지분 50%를 사려면 2575억원을 내야 했다. 부담스러운 값이었다.

이 때 다시 결정적인 묘수가 등장했다. 맥쿼리펀드가 보유한 지분 대신 맥쿼리펀드 자체를 사들이는 것이었다. 메가박스 지분 50%를 사는 것과 메가박스 지분 50%를 보유한 맥쿼리펀드를 사는 것은 표면적으로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제이콘텐트리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는 묘안이었다. 맥쿼리펀드를 통째로 사들이면 펀드의 부채 1055억원을 떠안는 대신 실제 지급해야 할 현금을 1520억원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이콘텐트리의 메가박스 장부가와 맥쿼리펀揚?장부가 사이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회계 및 세제 상의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었다.

양측의 협상은 호텔방 문을 연 다음날 새벽에야 타결됐다. 남은 과제는 제이콘텐트리의 유상증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었다. 투자자들은 물량부담에 주식을 투매하는 대신 양측이 기대한 것보다 더 뜨겁게 메가박스 인수를 환영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펀드 만기를 앞둔 맥쿼리를 거세게 압박한 제이콘텐트리와 죽기살기로 버틴 맥쿼리가 서로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맞부딪친 한판 대결”이라며 “양측의 통근 양보와 이러한 흐름으로 거래를 이끈 삼성증권과 노무라금융투자 두 자문사의 역량이 빛을 발하면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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