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은 지식사회부 기자) “유대운 의원이 7분 정도 질의를 하고 있는데 기습적으로 보좌관 되는 분이 장난감 플라틱총 두 개를 줬습니다. 당황스러웠죠. 첫 질의였는데…”
지난 22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단 티타임. 14일 열린 경찰청 국정감사의 소감을 묻는 기자 질문에 강신명 경찰청장은 멋쩍은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습니다. 일명 ‘총기 시연요구 해프닝’을 두고 언급한 것인데요.
사건(?)은 지난 14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첫 질의자였던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구파발 총기사고는 탄약관리지침 등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례이자 명백히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지적하며 “모형 총기를 갖다 뒀으니 주머니에서 빼 직접 총을 쏘는 시연을 해 보라”고 강 청장에게 요구했습니다.
예기치못한 상황에 국감 현장이 술렁였고,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일을 한다”며 소리치고는 그대로 국감장을 나가기도 했습니다.
의외였던 것은 강 청장의 대응입니다. 장난감 총기를 든 채 난감한 표정으로 옆에 있던 이상원 경찰청 차장을 쳐다보던 강 청장은 이내 머뭇거리며 총기를 주머니에 넣었다 빼는 모습까지 시연했습니다. 그러 ?시연이 지속되지는 못했습니다. “청장이 시연하는 모습은 부적절하다”는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이 나오면서 끝이 난 것이지요.
예고됐던 시연이 아니었기 때문에 경찰 내부적으로도 파장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상원 차장은 “솔직히 황당했다”며 “순간적으로 ‘내가 대신 시연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했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는데요.
허나 인간 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던가요. 흥미롭게도 이 해프닝을 계기로 강 청장을 두둔하고 총기 시연을 제안한 유 의원에 비난을 던지는 인터넷 여론이 적잖게 형성됐으니 말입니다. 이 해프닝 동영상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을 비롯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고,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저게 무슨 황당한 상황이냐”며 “국정감사에서 저래도 되느냐”는 독설을 금치 않았습니다. 결국 사흘이 흐른 지난 17일 유 의원은 총기 시연요구 해프닝에 대한 공식사과를 내놓았습니다.
강 청장은 평소 기자간담회나 인터뷰에서도 가능한 한 질문을 피하지 않고 유하게 응하기로 기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있습니다. 이런 평소 성격이 국감 해프닝 속에서 ‘의외의 아군’을 만들게 됐지 않았나 싶습니다. (끝)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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