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RI 경영노트] 디스플레이 산업, 다가오는 위기 열려있는 기회

입력 2015-10-02 07:00  

이우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은 2000년대 이후 세계 시장을 선도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고도화된 기술보다는 합리적 가격의 제품을 선호하면서 국내 기업의 장점은 희석됐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메모리 반도체에서와 같은 치킨 게임이 촉발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지금의 경쟁 우위를 계속 유지하고 디스플레이산업의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하려면 기업 스스로가 새로운 혁신을 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당장은 국내 기업의 장점인 기술 선도력을 기반으로 한 혁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투명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또 접거나 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프린팅 공정 기법의 인쇄 전자에 기반한 저원가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기 디스플레이의 유력 기술로 거론되고 있다. 기존의 LCD보다 ‘소재-공정-장비’의 통합이 요구돼 여러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 우위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기술 수준과 점유율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지위를 계속 보장하기는 어렵다. OLED 이후에 대한 청사진이 뚜렷하지 않은 국내 기업들로서는 장기적인 변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근 획일화된 제품보다는 맞춤형 제품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면서, ‘인더스트리 4.0’과 같은 사물인터넷과 3차원(3D) 프린팅,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 기반한 제조업의 근본적인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더 낮은 인건비와 고품질 부품을 싸고 빠르게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원재료에서부터 설비와 장비, 모듈과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실시간으로 연결돼 고객의 요구나 시장 변화에 대해 빠르게 상호 반응하는 유연생산시스템 구축이 중요할 수 있다. 제조 혁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기존 기업을 앞서나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래의 디스플레이산업은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더욱 사업영역 확장의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대시 보드와 유리창에 사용자에 따라 출장 일정이나 호텔 예약 상황 같은 맞춤형 정보가 제공되기도 한다. 이동 중에는 도로 표지판이나 대형 사이니지(디지털 게시판)도 맞춤형 교통 정보,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집과 사무실 벽면이나 가구, 전자제품 전체는 디스플레이로서 정보전달과 화상통화로 사용된다.

즉, 디스플레이가 모든 공간에 존재하면서 끊임없이 사용자의 행동 및 상태와 상호작용하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용자 중심의 ‘Display Everywhere’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나 건축 내외장재에 적용되면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다양한 스마트 기기와 연동되며 서비스산업과 결합도 가능하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확장되고 있는 패션산업에도 접목될 수 있다.

디스플레이산업이 정체기에 있다고는 하지만 그 잠재력과 확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관련 기업들에는 놓쳐서는 안될 기회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 성장 패턴을 고수하다가는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과 같은 주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사용자 중심의 가치 제공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이런 변화와 함께 미래를 그려가며 강점을 더 발전시켜 간다면 걱정보다는 기대감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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