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가 주도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

입력 2015-10-12 16:07   수정 2015-10-14 21:33


(최진순 디지털전략부 기자) 기업의 명성 관리에서 온라인은 더욱 결정적인 공간이 되고 있고, 오프라인에 비해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기업의 온라인 위기 관리는 오프라인과 어떻게 다를까? 또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온라인의 특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온라인은 일반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즉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쉽게 퍼뜨려지는 곳이다. 불활실성이 높은 온라인에서 발생한 이슈는 사전에 인지하고 예측해온 이슈와 비교했을 때 그 강도와 대응 방법에 따라서는 큰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위험성이 큰 곳이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 이슈는 기업 고유의 영역에서 경험해온 내용들로 한정됐다. 가령 식품 회사는 제품내 혼입된 이물질, 화학업체는 폭발로 인한 피해, 금융회사는 개인정보 유출 등 사업 특성별로 정리되는 것들이었다.

반면 수많은 채널과 영향력자들이 존재하는 온라인 환경에서는 대체로 돌발적이고 규칙이 없는 이슈가 발생한다. 소비자 즉,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실제적인 이해관계를 구조화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온라인에서는 기업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물론 온라인에서는 현실적인 장애물과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기업과 관련된 부정적인 메시지, 확산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미리)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마뜩하지 않다.

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학과 교수는 "이미 온라인 위기 관리는 기업의 명성관리에서 '대세'가 됐다. 다만 대세라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준비는 덜 된 상태라는 게 함정이다. 온라인 처방전이 부족하다."고 진단한다.

△ 온라인 및 이용자의 특성 파악해야

소셜네트워크가 보편화하면서 실시간 대응은 온라인 위기 관리에서 가장 결정적인 화두이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발생한 이슈의 확산 속도와 기업이 대응하는 속도에는 아직 상당한 차이가 난다. 온라인 이슈의 확산속도에 대비해 기업이 감지하고, 대응방식을 결정하고, 대응을 실행하는 것이 여전히 더딘 것이다.

여기에는 보수적인 기업문화나 '위기'에 대한 낮은 이해도, 적은 예산 등 현실적인 어려움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경영진의 이해 부족도 작용한다.

그러나 온라인 위기와 오프라인 위기는 완전히 다른 문제가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위기의 발생 원인은 사실상 동질하며 상호작용에 의해 이뤄진다. 오프라인에서의 위기 발생 없이 온라인에서만 발생하는 경우는 없으며, 온라인에서의 위기 발생 없이 오프라인에서만 발생하는 경우도 없다.

온라인 위기와 오프라인 위기의 결정적 차이는 보다 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여'라고 할 것이다. 특정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말하는 특정하기 어려운,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자이다. 네트워크의 참여자는 한 사람의 개인이기보다는 특정한 사안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흩어졌다 모였다를 반복하는 응집력과 영향력을 갖춘 '집단'의 특징을 갖는다는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 대응 시점과 치밀한 커뮤니케이션 관건

따라서 이들을 상대로 하는 온라인 위기관리에는 선제적이고 치밀한 준비가 요구된다.
첫째, 대응 시점이 적절해야 한다. 섣부르게 대응했다가 괜히 화를 자초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로 너무 늦게 대응해서 걷잡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사전 모니터링부터 해당 위기에 대해 어떤 메시지로 대응해야 좋을지 의사결정을 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 시점을 정하는 기준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위기가 발생하는 순간이 곧 소셜미디어에 알려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서는 철저한 모니터링이 사실상 유일무이한 답이다. 모니터링 시에는 경쟁사나 동종업계의 이슈도 빠짐없이 챙겨야 한다.

둘째,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중해야 한다. 즉, 온라인 위기관리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라고 해도 무방하다. 누가 누구인지 기업이 미리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많은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경우 감정이 반영될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는 다수가 비난과 비판의 관점에서 격앙된 상태로 진입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평소에는 이용자와 잘 지내지만 위기 시에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할 만큼 변질되는 곳이 온라인이다. 위기 시에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 더 중요한 '관리'가 없는 셈이다. 특히 기업 내부의 억울함을 토로하거나 불특정 다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부작용을 부른다. 따라서 감정적인 대응은 항상 주의하고 사실에 기반한 엄격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회사의 공식 입장 표명, 구체적 개선책을 반복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최선이다.

△ 체계적인 온라인 위기관리 프로세스 갖춰야

셋째, 온라인 위기 관리 역시 체계적인 프로세스에 기초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의 톤앤매너(tone and manner),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기준 정의 등에 따라야 한다. 이는 위기 시 일관되게 준수돼야 한다.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이를 토대로 교육이 시행돼야 한다.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온라인 위기관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이다. 모니터링부터 내부에 정보 공유, 대응 논의, 위기 이후의 개선점 ?일련의 과정을 프로세스화하는 것이 예측 불가능한 온라인 위기관리의 ABC라고 할 것이다.

넷째, 모니터링의 경우 대형 커뮤니티-포털사이트가 운영하는 카페나 웹 커뮤니티와 포털뉴스 댓글 등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이곳은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하는 출발지라고 할 수 있다.

광우병 파동이나 메르스 파문을 거론한 유재웅 을지대 교수는 "(메르스의 경우) 초기 감염 병원을 둘러싼 루머가 확산됐으나 정부나 특정병원은 뒤늦게 사안을 공개했다. 정보의 공백 상태가 오래될수록 '카더라 통신'이 그 공간을 메우게 된다. 가급적이면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루머가 주도하기 전에 상황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채선당, 온라인-오프라인 통합대응 주효

2012년 2월 17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육아 관련 카페(맘스홀릭베이비)에서 한 임산부가 지방 소재 식당(채선당)에서 겪은 일을 게시했다. 종업원과 시비가 오가는 중 폭행당했고, 병원 검사 후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진단 내용을 담았다. 온라인 상에서는 임산부를 동정하고 종업원과 식당을 향한 비난 글이 폭주했다. 만 하루만에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채선당'이 등장했다.

채선당은 본사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22일 채선당은 식당 내 CCTV 확인 결과를 근거로 종업원이 임산부를 발로 찼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 자료를 발표했다. 27일 경찰은 종업원이 임산부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온라인에서는 오히려 임산부의 경솔한 발언을 비판하는 글들로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이슈가 발생한 시점인 금요일 밤에서 토요일 새벽임을 고려하면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CEO는 토요일 현장을 방문했다. 이슈의 성격이 워낙 민감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CEO의 빠른 처신 못지 않게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 대응에 후한 평가를 했다.

채선당은 당시 소셜미디어 채널이 없었지만 홈페이지 팝업과 오프라인 보도자료로 대응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따로 없는 오늘날 '이슈 확산'의 양상을 적극 인지한 덕분이다. 홈페이지 게시글 모니터링과 보고체계 역시 온라인상에서 확산 일로에 있던 위기를 조기 진화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 온라인 모니터링으로 위기 벗은 오비맥주

2014년 6월부터 온라인에서는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불만 글들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업계 관련자라며 카스 소독약 냄새가 임산부에게 위험하다는 루머가 잇따랐다. 루머는 변질된 제품이 유통되고 있고, 가임기 여성은 피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8월 1일 오비맥주는 "냄새는 인정하지만 제조상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며칠 뒤 식약처 조사가 실시됐고 소독약 냄새는 '산화취'로 유통상 관리 미흡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비맥주는 6일 악성루머 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9월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롯데주류 알칼리 환원수 유해논란(2012년7월3일)이다. 이 역시 경쟁사 직원이 의도적으로 비방 광고를 진행했고, 온라인을 통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 롯데주류가 위기를 수습할 수 있었다. 이는 온라인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 혹은 악의적인 비방 게시물이 쉽게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온라인 모니터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루머가 발생하면 사실관계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이때에는 소비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 신속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 전달

결국 성공적인 온라인 위기관리의 조건은 첫째, 위기 사안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더라도 알고 있는 사실과 현재까지 파악한 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일이다. 온라인은 걷잡을 수 없이 이슈가 전파돼 결국 수습 불가능한 위기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미리 '손을 쓰는' 대응은 불가피하다.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는 "이때에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디까지 알고 있으며 우리가 하고 있는 내용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름의 해결책까지 제시한다면 금상첨화다. 이는 다수의 사람이 기업의 행보에 대해 어떤 인식을 하고 있음을 드러내게 해주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좌우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위기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을 우려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진정성에 기반한 소통이 핵심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형식과 내용도 분리대응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객관적인 톤을 유지해야 한다. 비주얼 포맷도 미리 개발해놓을 필요가 있다.

온라인에서는 정형화되지 않은 형식의 '위기 콘텐츠'가 발생한다. 패러디, 애니메이션, 영상 등 형식의 구애가 없다.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방치하는 것은 곤란하다. 다양한 콘텐츠 생산과 유통을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온라인에서 대응해야 할 것을 오프라인용으로 만들어 대응하는 것은 번지수가 한참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

도미노 피자 사례는 대표적이다. 도미노 피자 주방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가 저지른 부끄러운 행위를 담은 영상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뜨려졌을 때 도미노 피자 CEO는 동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으로 올렸다.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기를 지상파TV로 해결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가항공 '제트블루'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제트블루'는 폭설로 비행기 결항이 계속되자 고객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 고객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온라인으로 전송하고 메시지를 끊임없이 쏟아냈다. '제트블루' 경영진은 방송을 통해 사과했지만 결국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제공했다.

△ 네트워크 영향력자와 '관계' 맺기

전문가들은 콘텐츠 대응도 중요하지만 영향력자와의 관계형성도 온라인 위기관리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위기시에 정보를 유통할 경우 훌륭한 메신저가 될 수 있는 영향력자들과 최소한의 관계 형성은 필요하다. 가급적 소셜네트워크 활동을 직접 하면서 친숙해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특별히 사실여부 보다는 부정적인 이슈에 대해 열성적으로 가담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입지나 힘을 과시하려는 슬랙티비스트(Slacktivist)들도 주목해야 한다. 일단 그들이 퍼뜨리는 메시지는 상당히 자극적으로 흐르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아주 엄격하고 진실한, 검증되고 과학적인 정보로 대응하는 메시지 패러다임 시프트(shift, 전환)도 필요하다.

이때는 첨㎷乎?특성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식적인 정보를 등록하는 공간은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블로그로, 이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강함수 대표는 "고객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란 팩트, 사실관계 등 기업이 확보한 구체적 정보를 최적의 형태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료화'하는 것이다. 일자별로 목록을 만든다거나 파일을 업로드해두는 형식"이라고 말한다. 모든 자료를 연결하고 구조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언론보도만 나가면 됐다, 홈페이지나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면 됐다는 자만심은 안 된다.

기업은 '관계 맺기'를 위해 소셜미디어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때 해당 기업의 부정적 이슈가 폭발하는 돌발적인 일도 벌어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자동차 제니시스 4행시 이벤트다. 이용자들은 그동안 잠복된 불만을 이벤트를 계기로 드러냈다. 기업과 브랜드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벤트를 할만한 시점이었는지, 이벤트 내용에는 부정적 이슈를 유발하는 요인이 있는지 점검하는 세심함도 요구된다.

다시 말하면 기업의 온라인 위기 관리는 종합적? 입체적인 체계가 그 성패를 좌우한다. 기업마다 특수한 사정이 있는 만큼 나름의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모니터링부터 보고 체계, 대응의 속도, 대응의 내용과 형식, 이용자 관계 개선 등을 정리한 최적의 규칙 즉, 프로토콜의 설계가 있어야 한다. (끝) / soon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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