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매장서 月 116억 팔리는 화장품 '후'

입력 2015-10-14 17:45   수정 2015-10-15 15:07

'K뷰티'의 힘…면세점 '최고 대박상품' 등극

'후' 대박 비결 4가지
화려한 금색 용기·다양한 고가상품·펑리위안 효과·중국 백화점 선점



[ 임현우/강영연 기자 ] 국내 최대 면세점인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매장은 어딜까.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정답은 LG생활건강의 한방화장품 ‘후’ 매장이다. 33㎡(약 10평)의 자그마한 이 매장에선 매달 100억원어치가 넘는 화장품이 팔리고 있다. 해외 명품을 포함해 이 면세점에 입점한 모든 브랜드를 압도하는 규모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후 매장은 지난해 12월 매출 100억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올 1~5월에도 매달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6~8월에는 매출이 50%가량 뒷걸음질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돌아오기 시작한 9월에는 사상 최대인 116억원으로 치솟았다.

면세점 화장품 매장 가운데 월 매출 1억원을 넘지 못하는 곳도 수두룩한 점을 감안하면 다른 매장 100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이만한 규모의 매장에서 월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 사례는 전 세계 면세점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7일 오후.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후 매장은 요우커로 북적였다. 계산대 앞에는 1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후의 ‘공진향 스킨·로션·크림 세트’(129달러·약 14만7000원)를 다섯 개 집어든 중국인 관광객 양리 씨(30)는 “한국에 다녀온 친구가 선물해줘 처음 써봤는데 향과 품질이 좋았다”며 “친구와 가족에게 선물하려고 여러 개를 샀다”고 말했다.

배정태 LG생활건강 부사장은 “중국 전역에 후 매장이 100여개 있지만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별로 10개가 채 되지 않아 구입하기가 어렵다”며 “후의 높은 품질을 잘 아는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많이 사 간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이 2003년 내놓은 후는 내수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에 이어 ‘만년 2위’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설화수보다 매장이 두 배쯤 많다. 후는 2006년 중국 현지에 진출해 111개 고급 백화점에 입점했다. 설화수는 2011년 진출해 59개 매장을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이 후를 좋아하는 이유로 왕후(王后)를 뜻하는 브랜드 이름과 화려한 용기를 꼽는다. 한 면세점 바이어는 “후는 병은 물론 뚜껑까지 금색 장식을 더해 화려한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킨 게 특징”이라며 “중국인이 황금색 징들로 장식된 MCM 가방에 열광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도 후를 쓴다는 소문이 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뛰었다.

후의 제품 중에는 주름 개선, 미백 등에 특화한 기능성 크림이 한 개에 50만원을 넘기도 한다. 이달 초 명성황후의 머리띠로 궁중문화유산인 마리삭금댕기를 그려넣은 기획세트를 내놓는 등 중국인을 겨냥한 고급 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후가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처음 입점한 것은 2012년 11월이다. 하지만 매출이 수직상승한 것은 1~2년 전부터다. 롯데면세점 측은 “2012년까지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아 루이비통 같은 명품이 잘 팔렸다”며 “한·일 간의 외교 갈등과 엔저(低) 여파로 일본인이 줄어든 대신 중국인이 급증하면서 화장품이 큰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중국 현지에서 토대를 다져둔 상황에서 국내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의 주류가 일본인에서 중국인으로 바뀌면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현우/강영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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