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의 ㅁㅗㅁ짱] 생명의 법칙‥들으면 살린다

입력 2015-10-23 11:25   수정 2015-10-23 14:09

뉴스래빗의 새로운 인터뷰 [ㅁㅗㅁ짱] 4회

"죽고 싶다.." = "날 좀 살려달라.."
입은 하나, 귀는 두개인 이유



# <편집자 주> 뉴스래빗이 만드는 새로운 인터뷰 [김현진의 ㅁㅗㅁ짱].

이 한통의 전화를 받아보시겠습니까?


[김현진의 ㅁㅗㅁ짱] 4회 인터뷰 주인공은 '생명의 전화'를 26년 동안 지켜온 하상훈 원장(56)입니다. 22일 서울 종로구 이화동 생명의 전화 사무실에 하 원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모두가 잠든 시간, 어둠을 가르는 전화벨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합니다.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애간장이 녹습니다. 차라리 울먹임으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했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들은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하 원장은 그 흐느낌이 "죽겠다"가 아닌 "날 좀 살려 달라, 날 좀 도와달라"는 울부짖음이란 걸 압니다/

한강 다리 위 난간 앞에서 어쩌면, 생애 마지막 전화를 내게 걸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성 문제로 고민하는 한 여고생의 눈물을 듣습니다. 인생의 무게를 짊어진 한 아버지 한숨도 듣습니다. 진로 문제로 방황 중인 한 취업준비생은 절규합니다.

하 원장의 '귀'는 벼랑 끝에 선 그들의 긴 이야기를 묵묵히 듣습니다. 가족의 마음으로 듣습니다. 가장 가까운 친구의 마음일 수도 있지요.

4년 전, 마포대교에 'SOS생명의전화'가 생겨난 이후 2650건이 넘는 상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사실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렇게 많은 전화가 걸려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건 가까이에서 자신의 힘듦을 들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속이 시원하다. 살 것 같다"며 다시 난간 아래로 내려온 한 여자의 목소리는 잊혀지질 않습니다.

생명의 전화, 한 통이 강물에서 한 사람의 목숨을 건져냅니다.

"다들 말하려고만하지 들으려하지 않아요. 경청은 귀로만 듣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숨소리, 몸의 떨림, 심지어 침묵까지 온 몸으로 느끼고 공감하는 일입니다."

하 원장은 '경청'의 중요성을 26년간 온 ㅁㅗㅁ(몸)으로 느끼고 살아왔습니다.

조물주가 입은 하나, 귀는 두개로 만든 이유. 바로 생명을 살리는 힘, 경청에 있습니다.

# [김현진의 ㅁㅗㅁ짱]이란?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은 상처 투성이에 울퉁불퉁 못생겼습니다. 사람들은 이 발을 '아름답다' 말합니다. 예술적 경지에 오르려 인고의 시간을 버틴 몸의 흉터이자 훈장입니다. 발레리나로 태어난 몸은 없습니다. 피나는 노력으로 발레리나의 몸을 완성하는 것이지요.

[김현진의 ㅁㅗㅁ짱]은 그 세월이자 훈장 같은 '아름다운 몸'를 찾아갑니다.

'뉴스래빗'은 한경닷컴 뉴스랩(Newslab)이 만드는 새로운 뉴스입니다. 토끼(래빗)처럼 독자를 향해 귀 쫑긋 세우겠습니다. '뉴스래빗'의 실험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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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김민성 기자 연구=김현진 이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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