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회장 "교육을 통해 더 나은 미래의 꿈 심어주겠다"

입력 2015-10-25 18:36  

'학교 피아노 기부' 아프리카로 넓힌 이중근 부영 회장
르완다 수도에서 기증 행사

'빛나는 졸업장…' 노래 울려퍼져
케냐·짐바브웨 등 기부 계속할 것…영문책 '6·25전쟁 1129일'도 전달



[ 이해성 기자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피아노 등 교육자재 기증 봉사 무대를 아프리카로 넓혔다.

이 회장은 지난 23일 아프리카 르완다 수도 키갈리 키미후루라 초·중학교에서 디지털 피아노 2000대와 교육용 칠판 2만개를 기증하는 행사를 열었다. 르완다 전역에 있는 학교에 보급할 교육물자다. 그는 국빈 자격으로 이 나라를 방문했다.

기증 행사에 앞서 주변 학교에서 모여든 학생 50명이 각자 디지털피아노 앞에 앉아 ‘고향의 봄’ ‘아리랑’ 등을 반주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형형색색의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여학생들이 전통 춤을 선보이자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70여명의 어린이 합창단은 이어 아리랑, 고향의 봄 등을 한국어와 현지어로 우렁차게 불렀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하는 친근한 한국 졸업가도 울려 퍼졌다. 남자 중학생들은 태극기가 달린 도복을 입고 나와 태권도 시범을 선보였다.

이 회장은 “6·25의 폐허 속에서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은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교육이 사람에게 힘을 부여하고 사람을 계몽시키며 결국 부를 만든다는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의 교육비전에 크게 공감한다”며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배움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태극기와 르완다 국기를 양손에 쥐고 흔들며 환호했다.

이 회장은 또 “아리랑과 고향의 봄, 졸업식 노래를 처음 밟는 아프리카 땅에서 들으니 감사와 벅찬 감정을 느낀다”며 “몇백 년, 몇천 년 후에도 이역만리 한국과 르완다에서 같은 노래가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생 대표로 나선 8세 여아가 서툴지만 낭랑한 영어로 감사 인사를 전하자 이 회장의 얼굴에 한없이 인자한 미소가 흘렀다.

총자산 12조원(연결 기준)에 이르는 부영그룹 창업주 이 회장은 ‘교육 기부천사’로 유명하다. 그동안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동티모르 스리랑카 등 아태지역 국가 14곳에 초등학교 600여개를 지어 기증했다. 또 칠판 60만여개, 디지털피아노 6만여대도 기부했다. 이 회장의 기부활동으로 동남아 각국 학교에는 기존에 없던 음악시간이 새로 생기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에 기숙사, 사회공헌센터, 대학(원) 건물 등을 지어줬다. 2011년에는 UN 해비타트와 협약을 맺고 빈곤국가의 주거문화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르완다를 시작으로 케냐, 세네갈, 에티오피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각국에 기부를 이어갈 예정이다. 행사 후 키갈리 세레나호텔에서 만난 이 회장은 기부를 이어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예전에 우리도 많이 원조받았으니 이제 베풀어야죠. 문화로 함께 어우러지는 게 가장 길게 남을 것 같았어요. 돈을 갖고 있긴 참 힘들어요. 하지만 머릿속에 든 지식은 누가 뺏어갈 수 없죠. 교육은 사물을 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꿉니다. 사람을 깨우치게 하고, 현실에 불만을 갖게 해서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하는 게 바로 교육입니다.”

행사를 마친 뒤 이 회장은 카가메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했다. 이 회장이 직접 쓴 영문판 저서 ‘6·25전쟁 1129일’을 받은 카가메 대통령은 “읽고 싶었던 책이다.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을 종식한 카가메 대통령은 2000년부터 현재까지 집권하며 르완다 부흥을 이끌고 있다. 이날 카가메 대통령과 이 회장 간의 접견을 성사시키는 등 부영의 이번 현지 행사를 지원한 도영심 UN WTO(세계관광기구) 스텝재단 이사장은 “르완다 재건에 부영 등 한국 기업, 한국의 새마을운동 등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갈리=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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