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히트텍 R&D 연구소 가보니…4개 합성섬유 '황금배합'…체온 2.6도↑

입력 2015-11-11 07:00  

패션시장 판 바꾼 SPA


[ 임현우 기자 ]
일본 교토에 있는 섬유업체 도레이의 직물개발센터. 몸이 으스스 떨릴 만큼 썰렁한 바람이 부는 실험실에서 히트텍과 점퍼를 걸친 한 남성이 땀을 뻘뻘 흘리며 러닝머신 위를 달렸다. 그는 이따금씩 러닝머신을 멈추고 점퍼를 열어 자신의 몸을 적외선 카메라에 비췄다. 히트텍이 감싼 가슴 부분만이 새빨갛게 표시됐다. 다른 신체부위에 비해 온도가 훨씬 높다는 뜻이다.

이곳은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가 판매하는 ‘히트텍’의 원사를 뽑는 과정부터 직조, 염색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연구개발(R&D)이 이뤄지는 전초기지다. 직물의 강도를 살펴보는 파열 실험, 다른 천과의 마찰을 통한 이염 실험, 옷을 강하게 잡아당기는 신축성 실험 등이 이어졌다.

많은 사람이 SPA라는 이름에서 ‘저렴한 가격’부터 떠올리지만 이들 업체의 상품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2003년 처음 출시돼 글로벌 히트상품 반열에 오른 히트텍 역시 이러한 R&D 역량이 담겨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유니클로의 의류는 면(綿) 위주였다. 기능성 의류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유니클로는 2002년 도레이와 함께 ‘따뜻하면서 얇고 가벼운 속옷’ 개발에 나섰다. 1만벌 이상의 시제품을 만들고 버리길 반복한 끝에 히트텍의 초기 모델이 탄생했다.

히트텍은 레이온, 아크릴, 폴리우레탄, 폴리에스테르 등 네 종류의 섬유를 ‘황금비율’로 조합해 만든다. 피부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옷이 흡수, 물 분자의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원리다. 여러 원사가 섞인 만큼 균일하게 염색하는 과정도 까다롭다고 한다.

니시카와 마사아키 유니클로 전략소재개발실 이사는 “히트텍은 신체 온도를 평균 2.6~2.7도 올리는 효과가 있음이 공인기관의 시험을 통해 입증됐다”며 “보온소재를 더 투입하면 더 따뜻하게 할 수는 있지만 쾌적함을 잃기 때문에 ‘최상의 착용감’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유니클로에 따르면 히트텍은 출시 8년 만인 2011년 세계 누적 판매량 3억장을 돌파했다. 한국 소비자 가운데 “히트텍을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90.1%, “히트텍을 사 본 적이 있다”는 비중은 39.4%에 이른다.

유니클로는 히트텍의 기능성을 꾸준히 개선해 매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기자에게 2003년 출시된 히트텍 초기 모델과 올 최신 모델을 함께 건네며 “만져보라”고 했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최신 모델에 비해 과거 모델은 다소 두껍고 꺼끌꺼끌하게 느껴졌다. 이 관계자는 “도레이라는 전략적 파트너와 안정적인 생산거점을 확보해 개량과 증산을 거듭?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히트텍은 보온, 흡습속건, 항취 등 11가지 기능성을 표방하고 있다. 동백기름 등이 첨가돼 피부 보습에도 도움을 준다. 히트텍 소재를 속옷은 물론 후리스, 스웨터 등 다양한 의류에 적용해 총 320종의 히트텍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교토=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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