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검은 사제들' 서구 악마 얘기 한국화, 현실적인 스릴러로 접근…벌써 400만명 찾았죠"

입력 2015-11-18 19:00  

흥행질주 '검은 사제들' 제작한 이유진 집 대표


[ 유재혁 기자 ] ‘검은 사제들’이 개봉 후 13일 연속 흥행 1위를 달리며 지난 17일까지 관객 376만명을 기록했다. 한 주 뒤 개봉한 할리우드 액션 대작 ‘007 스펙터’의 도전도 뿌리쳤다. 제작비 67억원을 투입한 ‘검은 사제들’의 손익분기점은 200만명이다.

이 영화 제작자인 이유진 집 대표(47·사진)는 지난 10년간 국내 여성 제작자 중 최다 흥행작을 냈다. 2006년 창립작 ‘그놈 목소리’(297만명)부터 ‘초능력자’(216만명) ‘내 사랑 내 곁에’(216만명)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명) ‘감시자들’(550만명) ‘전우치’(606만명) 등 10편 중 7편이 흥행에 성공했다.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 ‘검은 사제들’의 흥행 비결을 물었다.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색다른 장르로 신선한 재미를 줬어요. 국내 최초의 오컬트 영화(악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심령 영화)예요. 천사와 악마 등은 한국 영화에서 낯선 소재인데, 그걸 너무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했어요. 무당을 등장시키거나 서울 번화가 속 음지 같은 작은 방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보여줬죠. 여기에 뚜렷한 주제를 담은 기둥 줄거리로 관객이 따라가기 쉽도록 했어요. 두 사제의 희생으로 한 소녀를 구하는 이야기에다 부제가 트라우마(정신적 상처)를 극복하는 성장기를 넣은 거죠.”

두 번째 성공 요인으로는 강동원과 김윤석이란 ‘스타 파워’를 꼽았다. 오컬트 영화는 비주류 장르여서 관객이 외면하기 쉽지만 스타 캐스팅으로 관심을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비현실적인 공포물이 아니라 현실적인 스릴러물로 접근한 것이 주효했다.

“할리우드 공포영화 ‘엑소시스트’에서는 침대가 날아가는 식으로 컴퓨터그래픽(CG)의 극대치를 보여줬어요. 저는 가급적 CG를 줄이고 아날로그적인 것을 추구했어요. 사실적인 이야기,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로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악령을 쫓아내는 구마의식도 그 자체의 긴장감과 무서움은 살리되 너무 혐오스럽거나 잔인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는 상업영화를 만드는 제작자임을 자처한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느냐다. 제작자의 역할은 방향을 잡는 사람이라고 했다. ‘검은 사제들’ 시나리오의 첫 제목은 ‘검은 돼지’였다. 이 대표는 두 사제의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신념이 있지만 꼴통 같은 신부와 반항아 같은 부제가 같은 여정을 가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라고 주변을 설득했다.

“상업영화라면 25자 이내로 이야기를 요약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콘셉트가 중요합니다. 그것을 사람들한테 재미있는 방식으로 보여주려면 감성적이든, 이성적이든 논리가 중요해요.”

이화여대 교육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해태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코래드에서 7년간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외사촌 언니(오정완 봄 영화사 대표)가 프로듀서를 맡은 ‘정사’ 마케팅 역할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는 지금도 영화에 직접 카피를 붙이거나 콘셉트를 잡아준다. ‘눈으로 모든 것을 기억하라’(감시자들) ‘가장 위험한 곳으로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검은 사제들) ‘천방지축 악동도사가 온다’(전우치)처럼 단 한 줄의 카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유행을 따르지 않고 늘 새로운 작품을 선택한다”며 “지금 기획한 영화는 2~3년 뒤에야 완성되니까 트렌드를 따라서는 안 되고 차별화로 새로운 재미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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