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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만나고 가는…' 시 읊고 떠난 김진태 총장

입력 2015-12-01 18:54  

8년 만에 임기 채운 검찰총장

"국민은 따뜻한 가슴에 감동…사람 살리는 수사 해야"



[ 양병훈 기자 ] “섭섭하게, / 그러나 / 아조 섭섭치는 말고 / 좀 섭섭한 듯만 하게, // 이별이게, / 그러나 / 아주 영 이별은 말고 / 어디 내생에서라도 /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서정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김진태 검찰총장이 1일 퇴임식에서 낭독한 시다. 30년 가까이 몸담았던 검찰을 떠나는 아쉬운 심정을 시를 통해 표현한 것이다. 검찰 내에서는 “김 총장답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김 총장은 법명을 얻을 정도로 한때 불교에 심취했고 평소 문학작품을 많이 접해 인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문학작품을 인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3년 검찰총장직무대행을 끝으로 검찰을 약 반 년간 떠난 적이 있다. 당시 퇴임사에서도 “늘 그리움으로 간직한 시”라며 이용악 시인의 ‘전라도 가시내’ 뒷부분을 인용했다. 화자인 ‘함경도 사내’와 대상인 ‘전라도 가시내’의 작별을 다룬 내용이다.

지난 5월 검찰 간부회의에서는 김종삼 시인?‘장편(掌篇)2’를 낭독했다. 거지소녀가 10전짜리 동전 두 개에 불과한 전 재산을 털어 부모님의 생일상을 마련해주는 장면이다. 당시 김 총장은 검찰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의식한 듯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렇듯 당당하고 의연하게 할 일을 하는 소녀의 기개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2년 임기를 모두 마쳤다. 검찰총장이 중도하차하지 않은 건 8년 만이다. 김 총장은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자 파문으로 사퇴한 뒤 만신창이가 된 검찰 조직을 잘 추슬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총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범죄 혐의의 유무는 명명백백하게 제대로 밝히되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해야 한다”며 “아집과 타성을 버리고 법과 원칙에 따라 바르게 처리하되 세상 사는 이치와 사람 사는 정리에도 부합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냉철한 머리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가슴이 국민에게 더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사소한 사안이라도 우주보다 더 무거운 인간의 문제임을 깊이 인식하고 인류의 미래와 우리 사회의 발전 방향, 평화로운 공존 등을 염두에 두면서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자신을 비우고 낮춰야 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고 조언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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