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 SKT 청사진에 '반기'…"투자 확대 눈속임"

[ 최유리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둘러싸고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반기를 들었다. SK텔레콤이 제시한 청사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SK텔레콤의 투자 확대는 눈속임일뿐 아니라 인수·합병과 글로벌 경쟁력 확대는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은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설명회를 갖고 CJ헬로비전 합병법인에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는 기존 투자 계획과 다를 게 없다며 깎아내렸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2014년 기준 설비투자(CAPEX)는 각각 6014억원과 3563억원이다. 둘을 합치면 연간 약 9600억원 규모다. SK텔레콤이 이날 밝힌 연간 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은 기존 투자액을 합산한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KT 관계자는 "과거 SK텔레콤이 유무선 융합을 이유로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를 인수했으나 이후 투자를 늘리지 않았다"며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만 활용된 것 같이 CJ헬레비전도 동일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무관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양사가 집중하고 있는 이동통신과 케이블TV 사업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글로벌 경쟁력과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국내시장 가입자를 추가 확보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에 불과하다"며 "구글 등 해외 글로벌 기업은 주로 기업의 단점을 보완하고 서비스를 고도화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SK텔레콤의 지배력이 방송까지 확대되며 미디어 생태계가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했다.

LG유플러스 측은 "SK텔레콤이 결합상품을 통해 케이블을 공짜로 끼워넣으면 방송시장의 수익성 악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SK와 CJ그룹 간 콘텐츠 독점화로 국내 방송 콘텐츠 산업의 황폐화도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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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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