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택거래 50% 급감…5년 호황 꺾이나

입력 2015-12-06 18:20  

3년간 집값 상승률 1위 대구
최근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

거래량 2년9개월 만에 최저
수성·동·달서구, 집값 하락 반전
내년 입주 물량, 올해의 두 배

조정 폭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 이현일 기자 ]
올해 지방 청약시장을 주도해온 대구·경북 주택시장에서 변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집값 하락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선 “집을 팔려면 호가를 시세보다 2000만원 정도 낮춰야 한다”는 게 부동산중개업계 얘기다. 5년간 이어진 대구 주택시장 호황이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성구(-0.01%), 동구(-0.02%), 달서구(-0.05%) 등 대구 주요 주거지역의 지난주 아파트 가격이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영향으로 대구 전체 아파트값 변동률은 한국감정원이 대구 집값 집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보합(변동 없음)에 머물렀다. 구미시, 김천시, 칠곡군 등이 집값 하락을 주도하면서 대구 인근 경북 지역은 집값이 4주 연속 떨어졌다.

대구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8~9월부터 주택 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수성구 시지동 대성공인의 이순옥 대표는 “올 상반기만 해도 매도자 우위 시장이었는데 최근엔 매도호가를 일반 시세보다 2000만원가량 내려야 매수자들이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거래량, 여름 대비 절반으로 뚝

대구 7개 자치구청과 달성군청에 따르면 취득세 감면 중단으로 ‘거래 절벽’ 현상이 두드러졌던 2013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대구 아파트 매매거래가 4000건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7월 거래량 8102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수성구 황금동 한진공인의 차교득 대표는 “한두 달 전부터 거래가 서서히 줄어들더니 최근엔 거의 끊겼다”고 말했다.

호황을 누리던 아파트 분양권 전매시장도 크게 위축됐다는 게 현지 부동산전문가들 설명이다. 달성군 테크노밸리 등 외곽 택지지구에선 웃돈을 포기한 매물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성군 일성공인의 이용훈 대표는 “투자자들이 대출규제 강화,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변수를 고려해 일단 내년 설 명절은 지나고 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역주택조합도 조합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40여개 조합이 동시에 사업을 추진하면서 경쟁이 심해진데다 최근 대구시가 학교 신설 문제로 한 대형 지역주택조합 사업 인허가를 보류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아파트만 2만7000가구 입주

건설·부동산업계 일각에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5년간 이어진 집값 상승과 분양 물량 급증에 따른 수급 불균형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게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대구 지역에선 금호지구와 테크노폴리스 등을 중심으로 2만7298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 입주 물량의 두 배에 달한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대구에서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아파트 물량은 연간 1만~1만5000가구 정도”라며 “서울 주택시장과 달리 지방 도시는 빈집이 생기면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대구와 인접한 경북 경산시, 칠곡군을 비롯해 구미시, 김천시 등도 최근 2~3년간 공급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집값 하락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2011년까지 상승했다가 2012~2013년 조정 뒤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는 부산 주택시장과 비슷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구 분양시장에 거품은 있지만 분양가나 집값 상승 수준이 과거 서울 강남과 같은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극심한 침체를 겪은 대구 주택시장은 2010년 말부터 반등을 시작해 2012~2014년에는 전국 17개 시·도 중 주택 가격 상승률 1위에 올랐다. 올초부터 대구 주택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됐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열기를 이어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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