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바이오산업의 새 상생모델 필요하다

입력 2015-12-10 17:41   수정 2015-12-11 05:14

"미래 먹거리산업 주목받는 바이오
선도기업 진입으로 발전동력 커져
국내 벤처와 교감, 퀀텀점프 이루길"

황을문 < 서린바이오사이언스 대표 >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74세의 노구를 이끌고 주변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의 정주영 회장은 폐유조선으로 바다를 막는 세계 토목공사 역사상 유례없는 혁신 공법으로 서산 간척지란 옥토를 일궈냈다. 한국 경제발전 과정의 감탄스러운 비즈니스 전략인 동시에 멋진 모험담이기도 하다.

요즘은 이런 통쾌한 비즈니스 스토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이 구조화된 상황에 직면해 있고, 중국 등 신흥 성장국들이 과거 한국의 성공 신화를 대신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냥 앉아있을 수는 없다. 과거 1세대 기업가들의 도전적혁신적 전략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 그런 도전과 혁신만이 한국 경제의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눈여겨봐야 할 분야가 바이오 비즈니스다. ‘높은 부가가치’, ‘대규모 장기 투자 필요’, ‘해외에서는 수익모델 입증, 국내에선 성공渶?미흡’ 등은 바이오 산업의 특징으로 언급되는 말들이다. 과거 한국이 반도체 산업에 진입할 당시 회자되던 내용과 비슷하다. 결실을 이루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지만 열매를 맺기 시작하면 엄청난 수확을 가져다주는 화수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벤처로 출발해 세계적 제약회사로 성장한 제네텍, 암젠, 바이오젠 등이 좋은 예다.

그러나 한국 바이오 업계는 아직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랜 노력의 결실이 가시화되면서 작년부터 바이오 분야가 다시 사회적 관심과 시장의 평가를 받기 시작했지만, 돌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시장 평가가 엇갈리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삼성그룹이 바이오를 미래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삼성은 2010년 선정한 5대 신수종 사업 중 바이오 부문에 집중하면서 전자·반도체 및 바이오를 미래 성장동력의 양대 축으로 끌고가겠다는 방향을 밝히고 있다.

삼성 등 선도기업의 바이오 진출은 국내 바이오산업이 중소벤처기업 중심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해, 투자자들이 바이오를 더 신뢰할 수 있는 산업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장기 투자자금의 유입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대함으로써 바이오산업의 파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의 바이오산업 진출이 한국 경제 및 벤처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장 증권시장의 선택에서도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바이오가 주력업종으로 자리잡아 전체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에 대형 우량 바이오기업이 상장한다면 중소벤처 바이오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시장 정체볕?강화할 수 있다. 차별화된 시장정체성은 투자시장으로서의 가치를 높여 새로운 투자수요를 창출하게 된다. 바이오 벤처와 대기업 계열 바이오 기업이 시장에 공존함으로써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신기술 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이 모두 전통 증시인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아니라 나스닥에 상장해 혁신기업의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세기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킨 산업이 반도체였다면, 21세기에는 바이오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삼성 등 대기업의 바이오 투자전략이 한국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상생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와 함께 코스닥시장이 나스닥과 같은 차별화된 기술주 시장으로 성장해 한국 바이오산업의 버팀목이 돼 주기를 바란다.

황을문 < 서린바이오사이언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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