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개발에 돈 쏟아붓는 글로벌 IB

입력 2015-12-10 18:54  

골드만삭스, 특허출원한 '세틀코인' 등에 32억달러 투자

BoA·JP모간 등도 금융기술에 개발에 적극 나서



[ 이상은 기자 ]
지난달 19일 미국 특허청(USPTO)에는 ‘증권 거래를 위한 암호화한 통화’ 특허출원 신청서가 접수됐다. 신청서엔 ‘금융시장에서 분산돼 있는 개인간 거래(P2P)를 통한 암호화 방식으로 증권 거래를 결제하는 방법’이라고 설명돼 있었다. 기술 이름은 ‘세틀코인(SETLcoin)’. 특허를 출원한 주체는 세계적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였고, 발명자로는 이 은행의 정보보안 등을 담당하는 임원 두 명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골드만, 연 3조원 넘게 핀테크에 투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골드만삭스가 대규모 투자로 핀테크(금융+기술)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27억~32억달러(약 3조1800억~3조7800억원)를 세틀코인 등 핀테크 개발 등에 쓸 계획이다. 예상 매출의 7~9%에 이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도 비슷한 규모(약 30억달러)를 정보기술(IT)에 투자할 계획이지만 매출과 비교하면 각각 4%, 3% 수준이다. 골드만삭스가 그만큼 관련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인적 자원도 충분히 확보해놨다. 전체 직원 3만6000여명 중 9000여명이 IT 관계자이고, 3000명가량의 통계 및 기술전략 전문가도 있다.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쯤 되면 금융회사인지, IT 회사인지 헷갈리는 수준이라는 평도 나온다.

◆IT로 비용 줄이고 시장 개척

골드만삭스가 이번에 특허를 신청한 세틀코인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원천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한 것이다. 블록체인은 중앙에 거래 정보가 집중되는 종전 금융거래 시스템을 보완해 분산화된 거래방식을 대조해보는 식으로 운영한다.

골드만삭스는 이 시스템이 주식, 채권 거래에 활용되면 거래 비용을 대폭 낮추고 보안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영컨설팅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블록체인으로 인한 금융비용 절감효과가 연간 200억달러(약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플랫폼을 선점해 특허 사용료 등을 받으면 그 이상의 이익을 장기간 누릴 수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이유로 오래전부터 이 분야에 투자해왔다. 일부는 실패하기도 했지만 보유한 금융시장 인프라 구축 관련 특허가 벌써 90건에 이른다.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 모건스탠리의 두 배다.

골드만삭스가 IT 투자를 늘리는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블룸버그 메신저를 대체하기 위해 월가 IB들이 공동 개발한 메신저 겸 작업관리 소프트웨어 ‘심포니’에도 가장 많이 투자했다. P2P 대출을 위한 플랫폼 ‘모자이크’를 개발하고, 비트코인으로 소비자가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서클인터넷파이낸셜에도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중앙은행들도 전자화폐 가능성 검토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돈이 된다’고 판단한 금융회사들은 신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보안을 강화하라는 등 각종 규제가 세지면 ‘떠밀려서’ IT 투자를 늘릴 때와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씨티그룹, BoA, 모건스탠리, JP모간, UBS 등 22개 글로벌 은행은 지난 9월 ‘R3CEV’라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그룹을 만들었다. 복잡한 은행 간 거래를 간단하게 바꾸기 위한 작업이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도 전자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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