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자신을 밝고 투명하게…리더가 갖춰야 할 첫 덕목

입력 2015-12-17 18:53  

위인

김영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312쪽 / 1만5000원



춘추시대 정(鄭)나라 정치가 정자산은 “배운 다음 비로소 관직을 맡을 수 있다고 들었지, 관직을 맡은 다음 배운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일갈했다. 먼저 ‘사람이 되라’는 지적이다.

사기(史記) 연구가 김영수는 《위인》에서 동양 리더십 이론의 정수이자 리더십을 완성하는 삼위일체로 리더의 자질과 인간관계, 조직을 얘기한다. 세부적으로는 명기(明己), 위공(委功), 납간(納諫) 등 리더가 갖춰야 할 10가지 덕목을 제시한다.

리더의 인격적 자질이 부족하면 조직과 국가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이 ‘위인(爲人)’인 까닭이다. 첫 번째 덕목인 ‘명기(明己)’는 자신을 밝고 투명하게 한다는 뜻이다.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주위를 보면 일을 성취하고 그 공을 자신이 차지하려는 리더가 적지 않다. ‘위공(委功)’은 공로를 실질적으로 아랫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리더 자신이 차지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위공은 쉽지 않은 경지다. 따라서 명기가 전제돼야 한다.

‘납간(納諫)’에서 ‘납’은 받아들인다는 뜻이며, ‘간’은 바른말로 권한다는 뜻이다. 즉 직언하면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기록에 의하면 납간의 역사는 전설 속 오제(五帝)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요 임금은 납간은 물론 자신의 의견을 과감하게 버리면서까지 신하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석원(釋怨)’은 묵은 감정, 원망, 원한을 풀어 관계를 화목하게 하고 조직을 단결시킨다는 의미다. 나아가 재능 있는 원수나 원수 집안의 사람을 기용함으로써 인재를 감화시키고 리더를 위해 힘을 다하게 한다.

‘양현(讓賢)’은 자신의 직위를 자기보다 더 적합한 인재에게 양보한다는 뜻이다. 양현의 특징은 양보하는 사람의 ‘공심(公心)’에 있다. 사사로운 감정과 욕심을 버리고 백성과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공심이다. 공자는 윗사람들이 양현을 중시하고 앞장서면 겸양 도가 일어나 아랫사람들이 다투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禮)’는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는 행위다. 곧 마음의 표현이다. ‘예존(禮尊)’은 ‘예현존능(禮賢尊能)’의 줄임말로, ‘예를 다해 유능한 인재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예기 ‘월령’편에는 천자가 천하를 순시하면서 제후들을 격려하는 한편 인재들을 예로 모셨다는 기록이 있다.

‘문병조휼(問病弔恤)’은 제왕이 병든 신하를 찾아 위문하거나 신하의 죽음에 애도를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문병조휼은 전설(傳說) 시대부터 기록에 나타나며, 생로병사는 인류 출현과 함께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믿을 만한 방법으로 인식됐다.

‘시관(試官)’은 시험관, 즉 ‘고시를 주관하는 관리’를 가리키는 용어다. ‘시’가 동사로 활용될 때는 정식으로 임명되지 않고 임용을 기다리는 관리에 대한 시험을 뜻한다. 역사적으로 유능한 인재를 구하는 방법으로 시관은 효과적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과 자리가 어울리게 하려면 시관만한 방법이 없다’고 한 것이다.

‘포양(揚)’은 인재를 다양한 방법으로 드러내 놓고 칭찬함으로써 격려하는 방법이다. 선행과 공을 공개적으로 표창하는 것은 인재를 자극, 격려하는 좋은 방법이다. 포양은 정신적 격려의 원이며, 더 큰 효력을 발휘하려면 물질적 보상이 함께 따라야 한다.

인재를 구하고 기용하는 일에서 벌은 가능한 한 가볍게 주라고 말한다. ‘경벌(輕罰)’의 원칙이다. 다시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관용을 베푼 사람에게 몸과 마음으로 보답하게 하는 것이 경벌에 내재된 의미다.

사마천은 리더의 자질과 발전단계를 ‘삼현론(三賢論)’으로 정리했다. 스스로 재능을 기르는 단계인 ‘자현(自賢)’, 인재를 구하는 단계인 ‘구현(求賢)’, 인재들과 함께 자신의 재능을 펼치는 단계로 ‘포현(布賢)’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조직원들과의 관계 설정이 훌륭한 리더십을 결정하는 요인이며, 이렇게 설정된 관계를 제도적인 시스템으로 뒷받침할 때 리더십은 최종적으로 완성된다.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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