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학 연세대 차기 총장과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36년 절친', 총장 선임 첫 주말 함께 보내며 "협력 모델 찾자"

입력 2015-12-22 18:10  

73학번 동기, 해외 유학 함께 준비
사회비평·미래기술연구회 동료

도서관 개방·학점 교류 확대 검토
연·고대 총장 공동 회견 등 기획



[ 마지혜/윤희은 기자 ] 김용학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17일 대학 이사회에서 차기 총장으로 선출된 직후 염재호 고려대 총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축하의 말을 전하는 염 총장에게 김 교수는 “경쟁보다 서로 협력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교수는 “염 총장과 나는 소위 ‘절친’”이라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국내 양대 사학인 연세대와 고려대가 내년부터 전례없는 밀월 관계에 들어갈 전망이다. 36년 지기인 김 교수와 염 총장이 나란히 양 대학을 이끌게 됐기 때문이다. 벌써 양쪽 대학 간 도서관 개방, 학점교류제 대폭 확대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거론된다.

1973년 각각 연세대 사회학과와 고려대 법과대학에 입학한 두 사람의 인연은 1979년 시작됐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해외유학 장학 프로그램에 각각 연세·고려대 장학생으로 선발돼 1년간 함께 유학을 준비했다. 1978년 학부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염 총장은 박사 유학을, 아직 학부생이던 김 교수는 석사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1980년 함께 유학길에 올라 김 교수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염 총장은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두 사람은 공동 연구활동을 통해 인연을 이어갔다. 1994년 학술지 《사회비평》에 ‘한국 대학,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논문을 다른 학자들과 함께 작성해 실었다. 1996년에는 나란히 《사회비평》 편집위원을 맡았다. 학술지를 창간한 나남출판 관계자는 “당시 두 사람은 열띤 토론으로 학술지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각종 학술행사와 강연회에 토론자로 나서며 친분을 과시했다. 2004년 조직된 삼성그룹 임원들의 비공식 공부 모임 ‘미래기술연구회’에서도 한때 함께 강연을 했다.

김 교수와 가까운 한 연세대 교수는 “김 교수가 총장에 선임되고 처음 맞은 주말인 19일 만난 사람도 염 총장”이라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연세대와 고려대가 협력 관계를 맺어간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는 특히 공간이나 물건, 지식 등을 나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경제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중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관계자는 “연세대와 고려대 학생들이 상대 대학의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력의 예”라고 전했다. 현재 학생들은 상대 대학에서 책을 대여할 수 있지만 각 대학 도서관을 자유롭게 드나들지는 못한다. 이 관계자는 “상대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본교 학점으로 인정받는 학점교류제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다른 분야와 조직 간 네트워크를 통해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네트워크 사회학이 전문 분야다. 과거 강연에서 “기존에 존재하던 것을 엮고 결합하는 과정에서 창조적인 혁신이 나타난다”며 “이질적인 사람 간 폭넓은 네트워크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고려대와의 적극적인 협력도 이 같은 평소 소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세대 측은 김 교수가 총장으로 취임한 뒤 염 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두 대학의 향후 협력 방안을 함께 발표하는 자리를 기획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도 “점차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찾아갈 것”이라며 “곧 좋은 협업 소식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마지혜/윤희은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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