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주 삼주이엔지 대표 "크루즈시장 공략해 선박 주방설비 강자 될 것"

입력 2015-12-23 17:37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와 거래
국내 시장점유율 65% 달해
매출의 60%는 해외서 나와

크루즈선 주방가구 납품가, 일반 선박의 100배
"고부가제품 생산 주력할 것"



[ 이현동 기자 ] 선박용 주방설비를 제작하는 삼주이엔지 회의실에는 큼지막한 흑백 사진이 걸려 있다. 1930년 독일에서 건조된 ‘유로파’ 호의 출항식 사진이다. 세계 최초의 크루즈선(초호화 유람선)으로 알려진 배다. 사진을 한참 바라보던 장명주 삼주이엔지 대표는 “크루즈선에 제품을 넣어보자는 회사의 염원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루즈 설비는 일반 선박 물품 납품가의 100배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꿈의 시장’으로 불린다. 지난 30년간 해외 업체만 제작하던 일반 선박용 주방설비를 국산화했듯이 또 한 번 도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해외 선주들이 인정

장 대표는 1986년 선박용 주방설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독일 핀란드 등 유럽 회사들이 독점하고 있던 때였다. 후발 업체들이 진입하기 쉽지 않았다. 선박용 설비는 높은 내구성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염분에 강하고, 파도로 인한 잦은 충격에도 끄떡없어야 했다.

독일 회사인 틸만과 합작사를 차렸다.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것부터 출발했다. 기본 도면과 기술을 전수받으며 제조 역량을 쌓았다. 5년 뒤 틸만과 결별했다. 고객사 직원의 경조사 등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에 들어가는 비용 등 국내 영업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다. 10년가량 독자적으로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 주원료인 스테인리스를 가공하는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선급(KR), 유럽규격인증(CE), 독일선급(GL) 등 주요 품질인증을 받아나갔다.

끝이 아니었다. 국내 회사들은 중소기업 제품을 쓰는 것을 꺼렸다. 배를 발주하는 외국인 선주를 공략했다.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외국산 대비 20~30%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금씩 판로가 확대됐다. 지금은 국내 시장의 6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주요 조선사에 모두 납품한다.

◆크루즈 시장 ‘정조준’

장 대표는 일찌감치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 예상 매출 320억원 중 수출 비중이 60% 이상일 정도로 ‘글로벌 회사’로 자리잡았다. 장 대표는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 점유율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진출에도 속도를 붙이겠다”고 강조했다.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일반 가정용 가구는 물론, 100~500명분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대형밥솥과 인덕션 등을 학교와 군부대 등에 납품하고 있다. 장 대표는 “선박용 설晝?제작하는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에 제조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 평택 미군기지에 제품을 공급했고, UN 산하 조직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등록 절차도 밟고 있다.

삼주이엔지는 올 들어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지은 경남 진주공장을 가동했다. 부산과 충청도 등지에 흩어져 있던 생산시설을 한데 모은 것. 스테인리스 외에 목재를 절단·가공할 수 있는 최신 설비들을 들여왔다. 이탈리아와 핀란드 등의 회사들이 꽉 잡고 있는 크루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장 대표는 “폴리우레탄 본드 등 친환경 재료를 쓴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제품 디자인 부문에도 적극 투자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진주=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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