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대원들조차 무서워하는 '이것'은?

입력 2015-12-25 12:11  


(이상은 국제부 기자)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 테러를 주도한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뭘까. 자신의 목숨을 바치겠다는 이들을 어떻게 위협할 수 있을까.

로이터통신이 최근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답은 여성이다. 이 언론사는 IS에게 ‘악몽’을 선사하는 여성 전사들이라는 내용의 기사(http://blogs.reuters.com/great-debate/2015/12/17/the-women-warriors-giving-isis-nightmares/)에서 쿠르드민병대(YPG) 소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팟캐스트를 소개했다.

쿠르드족은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에 걸쳐 거주한다. 특히 터키에서 분리 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민병대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적지 않은 여성 전투원들이 있다는 점이다. 전체 군인 중 40%가 여성이다. 쿠르드 여성들의 방어 조직에 속해 있다. ‘여성을’ 방어하는 조직이 아니라 ‘여성들에 의한’ 방어 조직(Kurdish Women’s Protection Units)이라는 뜻이다.

이들이 IS 대원들에게 악몽인 이유는, 남성 IS 전투원들 사이에 “여자에게 죽으면 천당에 가는 痼?고사하고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받아야 한다”는 미신이 있어서다. 창피하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아무튼 천당에 가기 위해 자살폭탄 테러도 감행하는 이들이니 열심히 싸우고도 천당에 못 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수지가 안 맞는 이야기인 셈이다.

쿠르드족은 단순히 IS에 대응하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훨씬 더 길고, 중동 지역의 오랜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지난 1월에는 세력을 키우고 있는 IS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그리고 자치권을 주장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의회 선거를 실시했다. 이름은 ‘로야바(Rojava) 의회’다. 북부 시리아 지역의 ‘자치구’라고 주장하는 지역의 이름을 땄다.

로야바 자치구를 이끄는 이념 중 하나는 ‘양성 평등’이다. 쿠르드의 정치 지도자인 압둘라 오잘란(Abdullah Ocalan)이 쿠르드노동당(PKK)을 1978년 설립했을 때 그와 함께 했던 인물 중 하나가 사키네 칸시즈라는 여성이었다. (독립운동으로 터키에서 12년간 수감생활을 하는 등 ‘전설적 여전사’로 불렸던 그는 2007년부터 파리에서 머물며 쿠르드 독립운동을 지원했는데 2013년 1월 사무실에서 암살당했다.) 오잘란은 ‘남성들을 죽여라’ 혹은 ‘삶을 해방하라: 여성의 혁명’ 등의 책을 쓰기도 했다.

최근 전선이 IS 대응으로 확대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인 IS와 쿠르드족 간의 이같은 여성에 대한 인식 차이는 극적으로 대비되고 있다. 쿠르드족은 IS가 점령했던 시리아 지역의 주도권을 갖게 되면 곧바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의 잔재를 제거하고 여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여성들에게는 고유한 과학(Jineoloji)이 聆만?이를 발휘하기 위해선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오잘란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21세 여성 쿠르드민병대원인 아린은 로이터통신에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의 모든 여성들을 위해 다에시(IS에 대한 이슬람식 격하 표현)와 싸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이나 IS 대원들과 싸우는 여전사들의 이야기만 하면 멋있어 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1984년 이후 쿠르드족이 터키와 싸운 방식은 지금 비난받는 테러리스트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자살폭탄 테러를 하는 등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시리아의 여성들에게는 IS와 쿠르드족 사이에 현실적이고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끝)

관련 기사 : http://blogs.reuters.com/great-debate/2015/02/03/the-pro-woman-ideology-battling-islamic-state/
쿠르드 민병대의 여성대원들 사진 : http://www.reuters.com/news/picture/the-female-kurds-fighting-isis?articleId=USRTX1TORS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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