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사회 문제 해결하고 수익 얻는다"…'착한 투자' SIB, 세계 곳곳 확산

입력 2015-12-28 17:53  

영국서 시작된 사회성과연계채권
정부 예산 쓰이는 복지사업
민간이 투자후 성과내면 보상

골드만삭스, 저소득층 자녀 교육
로스차일드, 대학 중퇴 줄이기 등
11개국 45개 프로젝트 시행 중

서울시·경기도, 아시아 첫 추진



[ 유창재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28일 오후 2시54분

이스라엘 이공계 대학생들의 중퇴율은 40%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0%보다 10%포인트나 높다. ‘창업국가’라는 별칭이 무색할 정도다. 이공계 인재 부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이스라엘 3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레우미은행이 지난달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이공계 대학생 중퇴율 줄이기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한 것.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과 이스라엘 정부가 공동 설립한 ‘로스차일드-카이사레아 재단’도 참여했다. 총 800만셰켈(약 24억원)의 사회성과연계채권(SIB·social impact bond) 투자 프로젝트다.

사회 문제 해결에 ‘塚?rsquo;하라

2010년 영국에서 시작된 SIB가 유럽 전역과 미국 호주 이스라엘 등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레우미은행 같은 민간 금융회사들이 투자 수익도 올리고 사회 문제 해결에도 동참하는 새로운 금융 모델로 주목하고 있어서다. 지난달까지 11개국에서 45개의 프로젝트가 시행됐다.

SIB는 미취학 아동의 학업 성취도 높이기, 교도소 재소자의 재범률 낮추기와 같은 사회 문제 해결에 투자 개념을 적용한 일종의 투자 상품이다. 금융회사들은 각 프로젝트에 필요한 돈을 빌려주고 성공하면 정부나 공공기관들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다.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원금을 날리게 된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사회문제 해결에 들어가는 재정 부담을 덜 수 있고 금융회사들은 투자 수익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추구할 수 있다.

레우미은행이 참여한 이스라엘 SIB 프로젝트 목표는 앞으로 8년 동안 텔아비브야파대와 하이파대 컴퓨터공학 전공생들의 중퇴율을 35% 줄이는 것이다. 알루마 어소시에이션이라는 운영 기관이 학생들의 학업을 돕고 재무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네덜란드 2위 은행인 라보뱅크도 지난 4월 SIB 투자를 시작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시 정부가 고등학교 중퇴자 250명의 취학 및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비영리기관인 스타트업 재단과 함께 73만4000유로(약 9억4000만원)를 빌려주기로 했다. 앞으로 4년간 고교 중퇴자들을 취업시키거나 전문대 졸업증을 따도록 돕는 게 목표다.

아시아 최초 SIB 사업 나선 서울시

세계에서 처음으로 SIB를 도입한 국가는 영국이다. 2010년 영국 피터보로시 교도소 단기 재소자들의 재범률 감소를 목표로 시행됐다. 2013년 중간 평가를 했더니 영국 전체 재소자들의 평균 재범률이 10% 상승하는 동안 피터보로시 SIB 프로그램 대상자들의 재범률은 11%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세계 1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유타주의 저소득층 미취학 자녀 595명을 대상으로 조기교육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에 460만달러를 투자했다. 유치원에 들어간 뒤 특수교육을 받아야 하는 아동 수가 줄어들면 정부 예산 절감액만큼 수익금을 돌려받는 구조였다. 올해 중간 점검 결과 유치원에 들어간 110명의 아동 중 1명만 특수교육 제공 대상으로 선정돼 정부 예산 절감액 28만1550달러 중 95%인 26만7472달러를 수익금으로 받았다.

아시아에서는 서울시가 최초로 SIB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외계층 자녀들을 보호하는 그룹홈의 경계성지능장애(지능지수 71~84 사이) 아동들을 대상으로 학습능력과 사회성을 높여주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운용기관으로 팬임팩트코리아를 선정하고 11억1000만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경기도는 내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 800명에게 일자리를 주선해 수급 대상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해봄프로젝트’를 시작한다.

■ 사회성과연계채권

SIB. 저소득층 교육, 교도소 재소자 교화 등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사회적 사업에 민간 금융회사 투자를 유치하는 예산집행 방식을 말한다. 미리 정해놓은 사업 목표를 달성하면 정부 예산으로 투자자에게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준다. 다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투자자는 돈을 잃는다. 목표가 달성된 사업에만 예산을 집행해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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