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시아 네마리 용의 우열이 갈리고 있다

입력 2015-12-29 20:11  

외신이 최근 대만 경제 분석기사를 실었다. ‘늙어가는 호랑이’라는 제하에 한때 네 마리 용, 혹은 네 마리 호랑이 중 하나로 불리던 대만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1970~1980년대를 거치며 경제가 급성장하던 대만은 한국 홍콩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 네 마리 용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이들 4개국의 행보에는 뚜렷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는 반면 대만과 한국은 2000년 이후 성장 둔화를 겪으며 앞의 두 나라와 소득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2005년 2만6000달러대였던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지난해 5만6000달러대까지 올랐다. 이 기간 중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1위, 세계 7위다. 같은 기간 홍콩도 4만달러를 돌파해 엔저로 3만6000달러대로 주저앉은 일본을 따돌렸다. 두 나라는 2005년까지 성장률이 다소 둔화했지만 이후 다시 높은 성장세로 복귀했다. 반면 한국의 1인당 GDP는 지난해 2만7000달러대로 대만보다는 높지만 싱가포르의 절반도 안 된다. 홍콩의 70% 정도다.

네 마리 용이 우등생과 열등생으로 나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개방과 경제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왔다. 노동 유연성과 규제 철폐, 낮은 세금 등 친기업 정책을 밀어붙여 왔다는 공통점도 있다. 한국과 대만 역시 많은 유사점이 있다. 로이터통신이 꼽은 대만 경제 부진의 원인은 세계 꼴찌 수준의 합계출산율,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 공공부채 급증, 고갈 우려에도 연금개혁을 가로막는 정치권의 포퓰리즘 등이다. 한국과 너무나도 똑같다. 온갖 규제가 기업활동을 옥죄는 점도 닮았다. 답은 나온 셈이다. 그런데 알면서도 이에 역행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아시아에는 이제 두 마리 용만 남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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