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경제연구원장의 '희망 찾기'] "위기 뒤집으면 기회…대한민국 성장공식 다시 짜자"

입력 2015-12-31 17:02  

새해 경제 3대 리스크의 기회 요인

(1) 중국 경기둔화 - 산업 고부가가치화 계기
(2) 한계기업 수술 - 새 성장동력 발굴 출발점
(3) 미국 금리인상 - 미국 경기회복…수출 증가



[ 김유미 기자 ] 2016년 한국 경제는 무성한 위기론 속에서 출발했다. 수출은 중국 경기 둔화와 중국 기업의 추격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조선 철강 등 주력 산업이 경쟁력을 잃은 가운데 저금리 빚에 기댄 ‘좀비기업’만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미국 금리 인상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언제든지 뒤흔들 수 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자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은 한국의 서비스업에 모처럼 찾아온 기회다”, “때맞춰 구조개혁을 단행한다면 한계기업 문제를 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원장들이 한국경제신문에 보내온 희망의 메시지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김도훈 산업연구원(KIET) 원장,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름 가나다 순)은 새해를 ‘위기의 시작’이 아니라 ‘재도약을 위한 전환점’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G2와 한계기업을 주시하라

경제연구원장들이 꼽은 새해 한국 경제의 3대 복병은 중국 리스크, 한계기업, 미국 금리 인상이다. 중국 리스크는 파장이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모두가 첫손에 꼽았다. 김준경 KDI 원장은 “중국은 과잉 투자, 소득 불균형 등 고도성장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중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하면 한국이 직격탄을 맞는다”고 우려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중국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은행 부실로 이어지는 더 나쁜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거품이 터지면 경기가 급랭하면서 한국 경제가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중국의 기술 추격이 거센 데다 위안화 가치까지 하락해 국내 수출기업은 더 불리해졌다”고도 지적했다.

◆FTA로 서비스산업은 기회

이런 때일수록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연구원장들은 강조했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중국 때문에 철강 석유화학 조선업 등이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 보고 있으면 답이 없다”며 “더 중요한 건 중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떤 기회를 잡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국내 농업을 수출산업으로 키우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국내 농업은 20년 이상 쌀시장 개방을 유예하며 시간을 벌었지만 환태평양경제공동체(TPP) 시대에는 이마저 어렵다”며 “중국이 위생, 검역 부문에 취약한 만큼 국내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판 삼아 서비스 분야에서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려면 국내 기업의 경영구조와 생산구조 역시 이에 맞춰 바꿔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베트남을 선제적으로 공략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중국의 변화는 국내 기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새로 짤 기회”라고 설명했다.

◆새 성장공식 짤 때 됐다

한계기업 문제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위기 또는 기회가 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신 원장은 “한계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과거 패러다임으로 구조조정을 하면 기업을 죽이지 않는 ‘노 액션(no action)’ 방식이 될 텐데 이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을 통과시켜 공급 과잉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좀비기업과 기업 부채가 늘어난 것은 구조개혁을 미뤄왔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구조개혁에 속도를 붙인다면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결정적 한 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훈 산업연구원장은 “악재들은 이미 다 드러나서 복병이라 할 것도 없다”며 성장 공식을 새로 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금리, 저유가, 원저라는 ‘3저(低)’가 1980년대처럼 호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지금이 전환기이기 때문”이라며 “타성에 젖어 양적 성장만 추구해서는 중국에 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구조조정을 기회 삼아 주력 산업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기업이 변화하려면 기존 기업도 쳐낼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산업이 나오는 토대를 만들자고 말했다.

◆호재 없다고 좌절하지 말아야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미국 금리 인상도 한국 경제에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이일형 원장은 “미국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국내 장기금리도 연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금융비용이 높아지면서 소비와 투자를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유럽 등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각국의 거시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진단이다.

그는 “세계경제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며 “한국 경제는 호재가 없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악재를 딛고 전화위복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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