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병영일지 '군영등록'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입력 2016-01-19 18:02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 박상익 기자 ] “신들이 빈청(賓廳)에 와서 박연(벨테브레이)을 데려다가 물으니, 이 사람들을 한곳에 같이 두어서는 안 되어 각각 보증인을 세워 여염집 가까운 곳에 흩어져 살게 하고 가끔 서로 만났다고 하였습니다. 예전에 결정한 대로 훈련도감에 소속시키고, 박연으로 하여금 장수를 정해 통솔하여 기예를 가르치고 익히도록 하되, 과포(科布·급료)는 훈련도감에서 포수의 예에 따라 지급하도록 하소서.”

조선시대 한양도성 수비를 맡았던 훈련도감의 병영일지인 훈국등록(訓局謄錄·사진) 1654년(효종 5년) 5월13일자에 나오는 내용이다. 여기서 ‘이 사람들’은 1653년 8월 제주도에 도착한 네덜란드 상인 하멜 일행이다. 하멜 일행을 훈련도감에 귀속시켜 포수로 활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는 훈련도감뿐만 아니라 어영청, 총융청, 수어청 등 다른 군대에서도 각각 병영일지인 ‘등록’을 작성했다. 이들 등록을 모두 합쳐 ‘군영등록(軍營謄錄)’이라고 부른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장서각?소장된 군영등록 569책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영등록은 지난해 문화재청의 2017년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최종 후보였지만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기록물’에 밀렸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군영등록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등록 내용을 한글로 추가 번역하고 일반인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집중 발굴할 계획이다.

군영등록에는 조총으로 발생한 총기사고 수사, 군사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 등 다양한 기록이 들어 있다. 정해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군영등록은 실록과 달리 업무에 관련 있는 관리 누구나 볼 수 있었던 자료”라며 “군대라는 특수조직에서 기록 관리가 투명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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