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을 갤러리로…청도의 '예술 실험'

입력 2016-01-20 18:55  

경북 청도군 '대지 예술'
농부·화가·디자이너 협업…겨울들판에 작품 전시

대구 방천시장은'골목 예술'
상가 벽 리모델링해 예술가 위한 전시 장소로



[ 오경묵 기자 ] 대구와 청도의 이색 전시공간에서 색다른 전시와 공연이 열린다.

청도군 각북면의 겨울들판은 거대한 갤러리로 변했다. 하나에 300㎏이 넘는 짚단 2개를 쌓아 천으로 감싼 뒤 예술을 입힌 전시다. ‘대지예술’이라 불리는 랜드아트다. 전원 속의 예술촌으로 통하는 청도군 각북면은 최근 많은 예술인의 갤러리와 창작 스튜디오가 들어서고 있는 곳이다.


랜드아트에는 각북면 내 농부 두 명과 4개 갤러리에서 화가 9명이 참여했다. 1960년대 영국과 독일 미국 등지에서 성행했던 미술경향이다. 올해가 두 번째 전시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화가 최규 씨와 패션디자이너 최복호 BK갤러리 대표가 공동으로 기획해 2014년 말 시작했다.

최복호 대표는 “농부에게는 한 해 풍성한 수확을 주었고, 패션디자이너에게는 뛰어난 디자인 영감을 준 자연에 감사하고 화가는 화가로서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는 의미에서 전시제목도 ‘땡큐~땡큐~’라고 붙였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28일까지 열린다.

가수 이름을 딴 거리로 작년 114만명이 다녀간 김광석길 방천시장에도 ‘방천난장’이라는 이색 전시공간이 생겨 김광석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예술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공간은 방천시장 안에 상가 4개의 벽을 허물어 만든 약 230㎡ 규모의 투박한 창고형이다. 이곳에서 오는 25일 유학파 음악가로 구성된 연주단체 ‘뮤지칸테’가 오후 8시부터 클래식기타 성악과 바이올린 플루트, 전통악기 해금으로 곡해설과 연주를 곁들인 렉처콘서트를 개최한다. 김광석의 음악도 연주된다. 작년 말 개장 이후 소규모 전시회를 열었지만 정식 공연은 처음이다.

하루 10명도 다니지 않던 시장 뒷골목이 한 해 100만명이 넘는 관광명소로 변한 대구 김광석길과 방천시장. 현대식 건물과 카페 등이 들어서면서 임대료가 치솟아 허름한 시장 빈 상가를 임차해 활동하던 예술가들이 하나둘 밀려나고 있다.

도심이 개발되면서 원주민과 예술가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김광석길 방천시장에서도 볼 수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독지가 최문종 씨와 방천시장에서 예술기획을 하는 B커뮤니케이션 정세용 대표가 건물을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 작년 말 개관했다. 이 공간을 임대하면 월 500만~700만원의 임대료가 보장되지만 예술가와 관광객을 위해 상가를 리모델링해 전시공간으로 탄생시켰다.

방천난장 관장을 맡은 정세용 씨는 “예술가들이 자본의 논리에 밀려 방천시장에서 사라져가고 있지만 예술가의 힘으로 살린 방천시장과 김광석길에 늘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전시와 공연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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