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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베르사유 궁전은 내실 없는 왕의 화려한 포장

입력 2016-01-21 17:43  

한경·교보문고 선정 대학생 권장도서 - 문화로 읽는 세계사

주경철 지음 / 사계절 / 412쪽 / 1만8900원



[ 선한결 기자 ]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사진)은 호화로운 건축물의 대명사다. 루이 14세(1638~1715)의 지시로 건축된 궁전 곳곳에 있는 황금과 각종 보석으로 치장한 장식품, 웅장한 벽화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왕의 처소였던 ‘전쟁의 방’에는 루이 14세를 신으로 표현한 조각 작품이 놓여 있다. 베르사유 궁전은 하지만 화려한 겉모양과 달리 실제로 생활하기에는 불편한 곳이다. 각 방이 긴 복도로 연결돼 모두가 볼 수 있게 노출돼 있다. 난방도 되지 않았다. 국왕의 식탁에 놓인 포도주가 얼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절대권력을 가졌다는 왕이 왜 이런 곳에 살았을까.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문화로 읽는 세계사》에서 “베르사유 궁전의 건축적 특징에서 절대주의 시대의 정치·사회상을 알 수 있다”며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국왕이 절대적 권력을 가진 것처럼 행세하는 연극이 펼쳐졌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절대왕정 시기는 중세 봉건시대에서 귀족 관료제로 넘어가는 역사적 과도기”라고 설명한다. 왕은 재정적으로 지방 귀족에 의존했다. 귀족들은 왕을 앞세워 자신들의 이권을 유지했다. 왕의 거처를 안락함 대신 화려함에 초점을 맞춰 지은 이유도 여기 있다. 궁은 내실 없는 왕의 위엄을 극대화해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던 것이다.

저자는 건축물과 인쇄물, 종교, 음식, 포스터 등 36가지 문화 요소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조망한다. 그는 “문화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생각하며 느끼는 방식을 가리킨다”며 “문화로 보는 역사는 인간과 사회를 가장 넓게 이해하는 틀”이라고 말한다. 책은 10년 만에 나온 개정 증보판이다. 100여장의 사진 자료를 새로 담아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주 교수는 “문화를 통하면 보다 풍요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33장 ‘노예’에서는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이 아메리카 문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벼농사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던 세네갈 출신 노예들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에 농업기술을 전달했다. 그는 “노예는 주로 무력한 희생자로만 알려져 그들의 역사와 문화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며 “흑인 노예들은 처참한 고통을 당했지만 본디 가지고 있던 문화를 통해 새로운 나라의 문화에 기여한 역사의 당당한 시민”이라고 설명했다.

홍용철 교보문고 전문서적파트 과장은 “외국 역사를 이해하고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회생활을 앞둔 대학생에게 중요한 주제”라며 “역사에 흥미가 없는 사람도 쉽게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문화적 관점에서 세계사를 설명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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