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방요? 방금 나갔는데…" 부동산 중개앱도 '미끼 장사'

입력 2016-03-03 18:53  

부동산 프리즘

신호만 가고 안받는 '안심전화'
자동녹음 피하려 '통화 거절'
중개사 개인 전화로 다시 걸어



[ 홍선표/권서현 인턴 기자 ] 온라인에 시세보다 저렴한 ‘미끼 매물’을 올린 뒤 손님이 찾아오면 “그 집은 조금 전에 나갔다”며 다른 매물을 안내하는 부동산 중개업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직방, 다방 등 부동산 중개 서비스업체들이 안심중개사 제도, 허위 매물 신고·보상제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중개업소들은 허점을 찾아서 빠져나가고 있다.

중개사무소 회원 7000여곳을 보유한 부동산 중개 앱(응용프로그램) 직방은 지난 1월 안심중개사 제도를 도입했다.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중개사·중개보조원만이 매물 광고를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안심 전화번호를 통해 소비자와의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녹음하는 제도다. 안심중개사 회원의 매물은 앱 화면 상단에 노출해 더 큰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부동산 앱 다방도 부동산 실거래가를 분석한 뒤 주변 매물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낮으면 이용자에게 위험성을 알리는 내용의 서비스를 상반기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 회원으로 가입된 서울 강남·신사·당산역 인근 중개업소 아홉 곳의 매물을 직접 확인한 결과 허위 매물로 의심되는 사례가 상당수 나왔다. 우선 전화 녹음을 피하기 위해 안심 전화번호로 걸려온 소비자의 전화를 받지 않다가 이후 개인 전화를 통해 상담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안심중개사로 등록된 서울 논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를 찾아가 중개 앱에서 확인한 매물에 대해 문의하자 “주인이 사정이 있어 방을 보여주기 힘들다”며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방을 보여주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다른 중개업소도 “언제 집주인이 시간이 될지 모른다”며 다른 방을 권유했다.

일부 중개업소들은 억울하게 허위 매물을 올렸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고 항변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 P공인 관계자는 “손님이 앱에서 매물을 확인하고 전화를 주더라도 이미 다른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방이 계약된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땐 허위 매물을 올려놨다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홍선표 기자/권서현 인턴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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