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수협 사업구조 개편 서둘러야 한다

입력 2016-03-04 17:48  

"바젤Ⅲ 기준 수협은행 신용도 급락
경제·신용 사업부문 분리 절대 필요
수협법 개정안 국회통과 앞당겨야"

김성귀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



요즘 한국 수산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 규정’을 어떻게 정상적으로 도입할 것인가다. 이를 위해 수협은행을 수협중앙회에서 분리하는 등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수협중앙회는 92개 수산업협동조합으로 구성된 한국 최대 수산단체로, 수산인을 위한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수협중앙회의 신용사업 업무를 담당하는 수협은행은 한국 유일의 수산금융 조달창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12월부터 수협은행은 BIS의 바젤Ⅲ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한 수협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중앙회의 경영위기는 물론, 한국 수산금융 체제가 위협받아 수산업 및 어촌경제 발전에 일대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수산계를 뒤흔들고 있다. 농협 및 수협은행을 포함한 17개 제1금융회사 중 수협은행을 제외한 16개 은행은 2019년까지 자기자본비율 8% 이상, 보통주 자본비율 4.5% 이상, 기본자본비율(자본준비금 및 이익잉여금 등) 6%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BIS 바젤Ⅲ 규정을 2013년 12월부터 도입하고 있다. 수협은 외환위기 이후인 2001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1조1581억원의 공적 자금 때문에 바젤Ⅲ 규정 도입을 위한 준비를 위해 올 11월 말까지 적용을 유예받은 상태다.

수협은행의 BIS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2.01%로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바젤Ⅲ 규정을 맞출 경우 수협은행의 부채로 분류된 공적 자금을 포함해 약 2조원의 자본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급락하게 된다. 금융회사로서 신용도가 매우 낮아진다.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부문과 회원조합으로부터의 보통주 자본조달도 불가능해진다. 수산정책자금 등 어업인 금융지원, 중앙회 공동관리 분담, 상호금융연합회 역할 등 수산업협동조합 금융회사로서의 기능이 축소되는 등 위기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수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수산업협동조합법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오는 12월 이전 수협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분리해 수협은행을 수협중앙회 자회사로 설립하고 바젤Ⅲ 규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새로 설립될 수협은행이 바젤Ⅲ 규정을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약 2조원의 자본조달 등 구조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수협 사업구조 개편은 농협중앙회가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은행’과 같은 출자구조를 통해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분리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수협법이 개정돼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도 이 법률?개정안은 논의조차 안 됐다. 올 11월 말 이전 수협은행이 설립되고 12월부터 바젤Ⅲ 규정을 정상적으로 도입하기까지 10개월도 남지 않았다. 법률안 및 하위법령 개정, 수협중앙회 및 설립될 수협은행 정관 제·개정, 출자재원 조달, 각종 규정 정비 및 이사회와 총회 승인을 감안하면 빠듯한 일정이다.

최근 한국 수산업계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전면적인 시장개방과 더불어 어업생산 및 경영의 불안정성 심화, 어촌의 활력 저하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수산금융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정책도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수협법 개정을 통한 수협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은 수협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수산업 및 어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다. ‘수산업협동조합법’이 하루빨리 개정돼 수협은행이 한국 수산업의 미래를 창출하는 데 일조하게 되기를 바란다.

김성귀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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