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밀당남' 알파고, '악수'는 전략이었나 실수였나

입력 2016-03-10 11:36  

이세돌 꺾은 알파고 "인간인 듯 인간 아닌 인간 같았다"
10일 2국 승부가 관건…이세돌의 감정이 가장 큰 변수




[ 최유리 기자 ] "대국 중계를 하는 도중 알파고를 'He'(그)라고 지칭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진정한 지능의 면모를 보는 것 같았다."

지난 9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 대국을 본 크리스 갈록 미국 바둑협회 커뮤니케이션 부회장의 말이다. 아마추어 3단 바둑기사인 그는 이날 대국의 영어 중계를 맡았다.

세계적인 고수 이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불계패(不計敗)를 당하면서 수많은 평가가 쏟아졌다. 대부분 이 9단의 승리에 베팅했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유행가 가사처럼 '인간인 듯 인간 아닌 인간 같았던' 알파고의 모습은 전 세계를 흔들어놨다.

◆ '두 얼굴'의 알파고…모방한 직관력+차가운 심장 갖췄다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양면성이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입을 모았다. 때로는 인간처럼 직관력을 흉내내면서도, 철저히 감정을 배제한 기계였다는 얘기다.

인간의 직관력을 모방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실제 사람처럼 승부수를 던지는 장면도 나왔다. 중반부 치명적인 실수로 코너에 몰리자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 것.

과학자이자 아마추어 1단인 맹성렬 우석대 교수(전기전자공학과)는 "알파고가 승부수를 뒀을 때는 조치훈 9단의 전성기를 보는 것 같았다"며 "상대의 허를 찌르는 모습에 놀랐다"고 평가했다.

직관력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알파고는 정책망과 가치망을 이용해 이를 흉내낸다. 정책망으로 계산해야 하는 경우의 수 범주를 줄이고, 가치망으로 승률이 가장 높은 수를 판별한다. 알파고가 실제 직관력을 가진 것처럼 보인 것은 두 능력을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철저히 감정을 배제하고 실수에 연연하지 않았다. 미지의 길을 선택하기보단 계산에 따라 승리에 유리한 길을 갔다.

김승룡 프로 9단은 "승부가 끝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큰 실수를 했지만 냉정함을 계속 유지했다"며 "사람은 보통 실수를 만회해야 한다는 부담에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있는데 알파고는 이와 달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치명적인 악수(惡手)와 승부수를 오가는 것도 두 얼굴의 모습이었다.

맹 교수는 "프로 기사의 관점에서 보면 알파고의 악수는 분명히 실수가 맞다"면서도 "그러나 프로의 감각과는 다르게 경기하기 때문에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바둑의 미학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완전히 망친 수였지만, 전체적인 승부를 결정지을만한 실수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알파고가 승부수를 둔 것에 대해선 뛰어난 계산력의 결과였다고 분석했다.

김 9단은 "철저하게 형세 판단을 기본으로 했다"며 "알파고는 진행 중인 국면에서 유불리를 따져 둔 것인데 사람들이 이를 승부수로 느낀 것"이라고 했다. 맹 교수는 "사전에 상당한 확률로 계산한 결과 승부수가 나온 것 같다"며 "승부수 자체보다는 승부가 걸려있는 시점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안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 2국이 승부 '분수령'…관건은 이세돌의 '평정심'

두 번째 대국을 앞두고 승부는 이 9단의 평정심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알파고가 뛰어난 지능과 차가운 심장으로 첫 승리를 가져왔기 때문에 결국은 이 9단의 감정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창혁 프로 9단은 "이 9단이 첫 대국을 통해 많이 배웠을 것"이라며 "전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경험을 토대로 플레이한다면 아직은 이 9단이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대국이 전체 승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국에 이어 2국까지 알파고에 내줄 경우 이 9단의 기세가 크게 꺾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맹 교수는 "승부가 걸려있는 시점에서 실수를 안했다는 것이지 알파고도 허점은 있었다"며 "이미 이 9단에게 한 판을 이긴 것만으로도 엄청난 위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9단과 알파고가 벌이는 '세기의 대결' 제2국은 10일 오후 1시부터 서울 포시즌스호텔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열린? 한경닷컴은 전날에 이어 2국도 아프리카TV와 손잡고 실시간 생중계한다. 한경닷컴 홈페이지(www.hankyung.com)와 아프리카TV의 BJ프로 손근기 채널(afreeca.com/ondav2)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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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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