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산업 빅뱅] 증권가 '알파고 쇼크'에도…"직관·과감한 베팅은 인간의 영역"

입력 2016-03-14 18:31  

인공지능 혁명
(4) 일자리 위기론 오해와 진실

"데이터 처리·분석력 AI가 한수 위지만 투자의 세계는 바둑보다 훨씬 변수 많아"
로보어드바이저로 생기는 일자리도 주목



[ 김동욱 / 허란 기자 ] “애널리스트업 빨리 접고 다른 직종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 간 네 차례 대국을 지켜보며 인공지능의 위력을 실감한 한 증권사 연구원의 촌평이다. 인공지능이 금융분야에서도 인간에 필적하는 분석력과 판단력을 갖춘다면 지금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요즘 서울 여의도 증권가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연산규칙)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팽배한 분위기다.


◆“바둑판보다 복잡한 것이 투자”

‘알파고 쇼크’를 강도 높게 느끼고 있는 이들은 투자 최일선에 선 펀드매니저와 정량·정성적 분석기법으로 시장을 살피는 애널리스트다. 인공지능이 사전에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자산을 배분하고 온라?middot;모바일로 자문하는 시대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도래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증권업계에선 바둑의 고수에 비견될 만큼 장기간 압도적으로 꾸준한 실적을 내는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며 “이번 바둑 대결에서 계산이 직관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투자로봇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도 어느 정도 뒷받침하고 있다. 올 들어 3월10일까지 국내 투자자문사인 쿼터백투자자문의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개인 고객계좌의 평균 수익률은 2.6%대로 연초 급락장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간판급 공모펀드들을 앞질렀다.

하지만 기계가 증권업계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란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많다. 기계의 강점은 결국 인간의 투자 결정을 도와주는 보조적 역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기계의 장점으로는 △사람처럼 조급증이나 공포심에 지배를 받지 않기 때문에 기복 없는 투자를 할 수 있으며 △대량 데이터를 활용한 복잡한 투자가 가능하며 △비용절감이 쉽다는 점 등이 거론되지만 이것만으로는 인간을 넘어서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또 주식시장에서 ‘감(感)’이나 ‘메사키(めさき)’ 등의 은어로 불리며 평가 절하됐던 ‘인간 직관’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관이 실제 투자 결과에서 우열을 가리는 핵심 요인인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피터 린치나 존 폴슨 같은 전설적인 투자자는 기계적 분석으론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인간은 기계가 판단 내리기 어려운 과감한 베팅을 하거나 지정학적·문화적 변수에 대한 복합적인 전망과 해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계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시각이다.

국내 알고리즘 투자 개척자로 불리는 박정윤 로버스트투자자문 대표는 “바둑에선 경우의 수가 10의 170승이나 된다고 하지만 바둑판 위의 한정된 변화일 뿐 투자의 세계에 비할 것은 아니다”며 “전 세계 시장참여자들의 움직임과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무수한 변수를 기계적 계산으로 읽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신기술에 신직업 나올 것

인공지능의 발달 수준이 생각보다 높더라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선적으로 파악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수작업에서 전산화, 전화거래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도입 등으로 주식시장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는 것이다.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로보어드바이저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낼 조짐이 보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개발하는 신생 핀테크업체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 ‘쿼터백R-1자문형신탁’을 출시한 쿼터백투자자문은 인간행동의학, 항공우주공학 등을 전공한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며 금융업 종사자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로보어드바이저 정보기술(IT) 플랫폼 개발을 맡고 있는 핀테크업체 카라소프트와 디셈버앤컴퍼니 등도 과거 금융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분야의 일자리를 선보이고 있다.

김동욱/허란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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