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PB, 펀드매니저 뺨치는 '똑똑한' 투자 컨설팅

입력 2016-03-16 07:00  

로봇 투자시대

수수료도 없거나 저렴…기계학습 알고리즘 활용
최적의 포트폴리오 제시…하락장에서 수익률 '꿋꿋'

펀드 하나 가입하는 데 30분이나 걸리는 건 불편



[ 허란 기자 ]
■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가이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컴퓨터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세계 정상급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이 펼쳐지면서 투자로봇인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 맞춤형으로 최적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소액 투자자도 이용할 수 있고, 수수료도 저렴하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해보니

KEB하나은행은 최근 하나금융연구소, 하나금융투자 등과 함께 개발한 사이버 PB(프라이빗뱅커)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령대, 예상 수입, 투자 기간 등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면 10가지로 분류되는 투자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투자로봇의 다음 질문은 투자 목적이다. 목돈 마련, 자녀 교육, 은퇴 설계, 주택 마련 등의 보기 중 하나를 고르면 사이버PB가 구체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알려준다. 국내 채권, 선진국 주식, 현금성 자산 등에 어떻게 자산을 배분할지를 보여준다. 해당 항목을 클릭하면 로봇이 추천하는 실제 상품 목록, 기대수익률, 위험도 등을 알 수 있다. 사이버PB의 컨설팅은 무료다. 금융회사는 투자자가 로봇이 권해주는 상품에 가입할 때 판매 수수료를 떼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투자자들이 개별 상품에 일일이 가입하는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펀드 하나에 가입하는 데 30분 가까이가 소요된다. 로봇이 10개의 상품을 추천했다고 가정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국민은행이 지난 1월 로보어드바이저업체 쿼터백투자자문과 협업해 출시한 ‘쿼터백 R-1’은 자문형 신탁 계약을 통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식의 로보어드바이저다. 쿼터백투자자문은 자체 알고리즘(연산규칙)을 통해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920조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2500개 글로벌 ETF 가운데 최적의 투자 대상 10여개를 선별해준다. 수수료(보수)가 싼 ETF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하다. 신탁수수료를 합한 수수료는 연 기준으로 자산의 1% 안팎이다. 연 1.8% 수준의 수수료를 떼는 글로벌자산배분 펀드보다 비용이 덜 든다는 설명이다.

1월4일부터 3월10일까지 쿼터백투자자문의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개인고객 계좌의 평균 수익률은 2.6%대로 나타났다. 국내 간판급 공모펀드의 같은 기간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다. 수익률 비결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한 자산 배분에 있다는 게 쿼터백투자자문의 설명이다. 양신형 대표는 “투자로봇이 글로벌 자산시장의 하락 가능성을 사전해 포착했다”며 “시장이 안 좋을 때 달러와 금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방법으로 수익률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바빠진 금융권

증권업계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QV 로보 어카운트’를 출시했다. 코덱스200 등 ETF에 투자하고 있으며 펀드 상품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예정이다. 유안타증권은 햇빛구간, 안개구간 등 일기예보 개념을 주식트레이딩(매매)에 접목하고 매도 추천 종목까지 제시하는 인공지능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인 ‘티레이더 2.0’을 밀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스템화한 알고리즘을 통해 유망 종목을 발굴하고 상승·하락구간을 제시해 매매 시점을 알려주는 게 특징이다. 삼성증권도 상반기 주식, ETF, 상장지수증권(ETN) 선물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선보인다.

금융권이 앞다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투자 기간이 짧은 데다 알고리즘이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은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몇 달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원래 취지대로 개인 맞춤형 자산배분 모델로 발전할지도 미지수다.

서정두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로보어드바이저시장은 진정한 의미의 자산 배분 솔루션이 아니라 퀀트(정량) 분석과 알고리즘에 기반한 트레이딩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 알고리즘

입력된 데이터를 일정한 연산과 규칙에 따라 재배열해 문┯?해결하는 절차를 말한다. 로보어드바이저나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프로그램 알파고는 컴퓨터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스스로 오류를 점검할 수 있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가미한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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