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핀테크 경쟁력, 빅데이터 활용에 달렸다

입력 2016-04-11 17:41  

핀테크 핵심은 효율적 비대면 거래
소비자 특성과 수요 파악이 중요
개인 빅데이터 이용 규제 풀어야

문영배 < 나이스신용평가정보 CB연구소장 >



핀테크란 금융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빌 게이츠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금융(banking)이지 기관(bank)은 아니다”는 말을 남겼는데, 미국에서는 핀테크 업체들의 상품을 모으면 시장점유율 수위인 웰스파고은행의 상품을 구현해 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핀테크 혁신의 방향은 은행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변하기에는 너무 큰 보수적인 은행을 넘어서는 것이다.

핀테크의 핵심은 고객과 금융회사가 비(非)대면으로 쉽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에서 간편결제가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비대면 고객식별 수단이 갖춰져 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효율적인 고객식별 수단은 핀테크 활성화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미국의 페이팔과 중국의 알리페이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비대면 시장에서의 규모의 경제 효과와 비대면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혁신 때문이다. 핀테크 상품은 전 세계적인 모바일 기기 확산에 힘입어 서비스 비용이 거?영(0)에 가깝다. 국내에서 페이팔 서비스를 이용하고 알리페이가 국내 은행과 제휴한 결제망을 갖게 된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비대면 시장의 확대는 단순하게 고객을 식별하는 능력만 가지고는 이룰 수 없다. 그 고객이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그가 어떤 수요를 갖고 있는지 알아야 지속적인 비대면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모바일을 통한 경제 주체 간 쌍방향 소통은 기존 금융회사가 적시에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기화·가속화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역량은 복잡한 금융·IT 환경에서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핀테크는 IT 특성상 국경을 초월하는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 빅데이터 분석 역량이 부족해 소비자 마음을 읽지 못한다면 해외시장 개척은커녕 국내 시장도 지킬 수 없게 된다.

이런 핀테크의 특성들은 국내 금융이 글로벌 경쟁력을 얻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금융회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놓고 상업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빅데이터 업무역량이 있는 신용인프라 회사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유감스럽게도 국내에서는 관련 제도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빅데이터 분석이 어려운 것은 개인 정보는 감추는 게 고객에게 유리하다는 인식과 신용인프라 회사의 업무 제한 등 규제 때문이다.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

중국은 금융인프라의 핵심인 신용정보 구축은 뒤졌지만, 모바일 기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핀테크를 활용해 금융 선진국들이 거쳐 온 금융발전 단계를 이미 뛰어넘고 있다. 핀테크 기반 ?洲봇?빅데이터 기반 고객평가 기법을 확충하지 못한다면 해외 진출은커녕 중국 업체의 국내 시장 공략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희망이 있다면 오랜 경험을 보유한 국내 신용인프라 업체들의 빅데이터 분석 역량이 선진국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진입장벽을 과감하게 허물어 우리 금융서비스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은 한국에서 경쟁력 있는 업체가 나오기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문영배 < 나이스신용평가정보 CB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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