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박광태 신임 중기학회장 "코스트코 '15%룰'을 아시나요"

입력 2016-04-18 13:35  

대기업-중소기업 '배려형 성장' 모델 제안
이해관계자 불만 최소화해 기업 지속성장




[ 김봉구 기자 ] “유통업체 코스트코는 ‘15% 마진 룰’이 있어요. 아무리 수익을 많이 내도 15%만 가져갑니다. 나머지 수익은 협력업체들에게 돌아가죠.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신뢰관계를 맺어 이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이 코스트코의 성공 비결입니다.”

지난 8일 한국중소기업학회장에 취임한 박광태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55·사진)는 ‘배려형 성장’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모델로 들었다. 대기업이 손을 내밀어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고, 중소기업의 질적 성장이 대기업 이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골목상권 논란처럼 칸막이 치고 영역을 가르는 건 해법이 아니라고 봤다.

그러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시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가끔 만나 큰 얘기만 해선 답이 안 나온다. 실무자 선에서 자주 소규모로 모임을 갖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야 실질적 해결책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실이 아닌 현장에서 얻은 결론이다. 그는 奐물姸╂恝?浪?산하 상생협력연구회 워킹그룹 위원, 삼성전자 상생협력 자문교수 등을 맡고 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입장까지 균형감 있게 헤아릴 수 있는 위치다.

◆ 기업 지속성장 관건은 '이해관계자 불만 최소화'

“교과서가 바뀌어야 합니다. 기업이 비용 최소화로 이윤을 창출하는 전통적 견해로는 설명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이제는 이해관계자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이윤을 내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합니다. 우리 대기업들도 자발적으로 바뀌고 있어요. 협력업체에 자사의 우수 기술이나 업무 노하우, 경영전략까지 공유합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죠.”

이런 배려형 성장 모델이 대·중소기업 간 신뢰를 쌓는 첩경이라고 박 교수는 힘줘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뭘 불안해하는지, 가장 아픈 부분이 뭔지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 그 자리에서 나온 애로점을 대기업이 반영하면 탄탄한 신뢰·협력관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실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주면 대기업도 한층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중소기업을 보듬어 성장시키는 플랫폼 역할에 주목했다. 그는 “애플 앱스토어가 플랫폼이고 거기에 들어온 수많은 앱이 중소기업”이라며 “결코 대기업(애플) 혼자 다 하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플랫폼 질 관리를 잘해 애플의 충성고객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질 관리를 위한 지표가 탁상머리에서 나와선 안 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배송업체 페덱스는 정말 중요한 지표 몇 개만 정해 실시간 관리한다. 예컨대 예정된 픽업 시간에 도착 못한 비율, 배송 물품이 파손된 비율은 즉시 파악해 개선한다”고 귀띔했다. 협력관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설협의체를 꾸려 피부에 와 닿는 지표를 내놓는 게 핵심이란 얘기다.

◆ "페덱스처럼 지표 만들고 애플처럼 질 관리하라"

학회 차원에서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손쉽게 검색하는 시스템도 유관기관과 함께 만들 계획이다. 각 부처가 여러 중기지원책을 내놨지만 정작 현장에선 제대로 활용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원 제도나 프로그램을 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전체 인력 5~10명인 중소기업이 어떻게 그걸 챙기나. 현장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면서 “매트릭스 한 축엔 중소기업이 가장 필요한 기술·인력·금융·유통 4가지를, 다른 한 축엔 정부부처 사업을 놓고 통합검색 시스템을 만들어 어느 부처의 어떤 사업을 신청해야 할지 파악하기 쉽도록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몰라서 제도 혜택을 못 받는 중소기업의 애로점 역시 자꾸 만나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제도가 없는 게 아니라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짚은 박 교수는 “갖춰놓은 제도나 프로그램이 확산, 구체화되는 등 제대로 작동하려면 현장 목소리가 녹아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상설협의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박광태 한국중소기업학회 신임 회장 "중기 지원책 한눈에 볼 수 있는 검색시스템 구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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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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