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 금융부 기자)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이 경쾌해졌습니다. 한낮 기온이 20도대 후반으로 껑충 뛰면서 KEB하나은행이 예년에 비해 한달 가량 일찍 ‘서머 룩’ 체제로 돌입한 덕분입니다. 쉽게 말해 임직원들이 하계 복장으로 근무하게 된 겁니다.
공식적으로는 노타이(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가 하계 복장의 정석입니다. 노타이는 목의 혈액 순환을 도와 두뇌 회전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체온을 낮추는 효과도 있거든요. 정부에서도 점심시간 사무실 전등 소등과 함께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권장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른 업종에 비해 금융권, 특히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알려진 은행권에서는 알게 모르게 복장 규제가 강합니다. 일종의 ‘드레스 코드’가 확실하단 얘기죠.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영업점은 유니폼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고요. 본점의 경우는 은행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대개 정장에 넥타이가 필수죠. 색이 강하거나 튀는 디자인도 기피 대상입니다. 흰색 셔츠에 무늬가 거의 없는 넥타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임직원들이 염색하지 않고 흰머리로 근무하는 걸 직간접적으로 주의를 주는 시중은행도 있답니다.
한국 은행들만 그런 건 아닙니다. 해외 은행들도 “개인이나 기업 소비자를 遮淪求?은행원들은 단정한 느낌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정장을 고수하는 곳이 많습니다. 심한 경우 드레스 코드를 어기면 경고를 주는 은행도 있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핀테크(금융+기술) 확산 등 은행권에서도 크고 작은 움직임이 빠르게 나타나서일까요.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생기고 있기는 합니다. 이르면 올 하반기 출범 예정인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공동대표는 공식적인 자리에 캐주얼 복장으로 등장하고는 합니다.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상품·서비스 개발과 출시라는 은행의 전 업무 영역에서 참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때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듯 합니다. 영업점 등 대면 채널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용도가 줄고 메신저를 하다가 바로 송금하는 등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이용 패턴이 생겨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겠죠.
이런 맥락에서 비슷한 시도들이 눈에 띕니다.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은 매주 수요일을 ‘캐주얼 데이’로 정했습니다. 평소 정장 차림이 아닌 좀 더 편안한 티셔츠와 면바지 등을 입고 출근하는 것이죠. 국민은행 관계자는 “개인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려면 창의적인 사고가 전제돼야 하는데, 편한 옷차림이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하더라고요.
신한은행도 매주 하루 정장에서 벗어나는 날을 지정했습니다. 아직은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반응을 봐서 확대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은행원하면 떠오르는 ‘흰색 셔츠+넥타이+단정한 헤어 스타일’ 이미지가 머지 않아 바뀔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오색찬란한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은 은행원을 쉽게 보기는 어렵겠지만 말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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