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코리아] "남이 가지 않은 길 꿋꿋이 가는 창조적 과학자에 힘 실어줘야"

입력 2016-06-01 17:29  

기초과학 정책 개선 방안

기존 지식 가르치기보다 영감 주는 교육으로 바꿔야
한국 '추격자 전략' 머물러…참신한 연구 장기지원 필요



[ 유하늘 기자 ]
한국 기초과학은 양적 측면에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초과학 연구가 선진국이 해온 분야를 뒤늦게 쫓아가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연구개발(R&D) 투자액 비율은 2014년 기준 4.29%로 일본(3.58%), 미국(2.74%)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의 과학기술 정책은 아직 선진국을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문길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총장은 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6’ 주제발표에서 “한국은 경제 규모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기초과학 분야에서 한국만의 독창적인 성과는 많지 않다”며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걷는 창조적 과학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창적 연구 여恍?부족

문 총장은 연구자들이 새로운 분야를 기피하고 다른 사람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분야에만 몰리는 현상을 언급하며 “한국 대학은 진정한 의미의 기초과학을 해본 적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앞으로의 산업 발전 경로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제로 투 원’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는 연구를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원 채취, 기후 연구, 행성과학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화성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미국을 예로 들었다. 문 총장은 “경제 구조가 변화하며 고용 증대에 기반한 성장을 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과학기술이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학장은 기초과학 발전을 촉진하려면 단기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학장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는 없더라도 기초적인 발견을 지향하는 연구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육 현장에서는 가르치는 것보다 영감을 주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대학 교육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과 수업과 연구를 동시에 하도록 한 미국 스탠퍼드대처럼 도서관과 연구실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풀뿌리 과학자 지원해야

최종배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은 지금까지의 기초과학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기초과학 정책은 모든 측면에서 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하는 데 집중하다보니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부족했다”며 “연구주체 간 상호 역할 분담이나 참여를 촉진해 이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특화된 전략 분야를 육성 중인 상황에서 우리도 차별화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최 본부장은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신진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연구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부가 풀뿌리 기초연구사업 투자를 올해 1조1000억원에서 2018년 1조5000억원까지 확대하고 신진 연구자 지원을 강화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구비를 10년 이상 장기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늘리고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중심으로 기초연구 네트워킹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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