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지원' 고민 거듭하는 조양호

입력 2016-06-09 17:57  

'대주주 책임론' 채권단 요구는 커지는데
대한항공 등 계열사로 위기 번질 수 있어

이미 한진해운에 2조 이상 지원
5000억 수준 추가 손실 우려
사외이사 설득도 쉽지 않아



[ 김순신 / 안대규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한진해운 추가 지원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부실에 빠진 책임을 한진그룹이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대한항공 등 계열사가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면 동반 부실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사외이사들 출자 반대

채권단은 지난 8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에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이 1조원가량의 자금을 추가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분기(1~3월) 323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대한항공이 다시 한진해운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한진해운에 추가 자금지원을 해줄 수 없고,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추진을 위한 공은 이로써 다시 한진그룹으로 넘어왔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그룹은 2014년 한진해운 경영을 맡은 뒤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약 2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며 “한진해운이 감자(減資) 등을 거칠 경우 대한항공이 5000억원 수준의 추가 손실을 떠안는 가운데 1조원가량의 자금을 추가로 부담하면 대한항공도 부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살린다는 결단을 내려도 한진해운 지원을 반대하는 사외이사들이 이에 찬성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사외이사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 이윤우 (주)거제빅아일랜드자산관리 회장, 김재일 서울대 경영대 교수, 반장식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안용석 광장 변호사 등 6명이다. 이들은 조 회장과 친분이 있지만 각계각층의 전문가인 데다 강단 있는 성품이어서 조 회장이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 게 한진그룹의 설명이다. 사외이사들은 대한항공이 상장사인 데다 1조원을 쏟아부을 경우 이를 다시 회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배임으로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성 떨어지는 채권단의 출자 요구

일각에서는 채권단의 출자 요구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이 1조원 수준의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장부가 2620억원에 해당하는 한진해운 지분을 갖고 있으며, 1100억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2014년 12월에 발행한 30년 만기 영구 교환사채(EB)에 대해서도 차액정산 의무를 지고 있다. 교환사채의 미상환 잔액은 1571억원이다.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발행한 2500억원 규모 회사채의 수요예측에서도 기관투자가들에게 외면받았다. 전체 물량의 2.3%인 70억원만이 기관에 팔리면서 미매각된 2430억원의 물량은 회사채 발행을 맡은 주관사들이 떠안았다. A등급을 유지하던 회사채 등급 역시 3대 신용평가사 모두 ‘BBB+’등급으로 매기고 있다.

조 회장의 사재도 여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은 일부 사재를 (주)한진에 다양한 부동산 형태로 모아놓은 것이 많다”면서도 “이 사재는 대한항공이 위기에 처했을 때 쓰기 위한 것이지 한진해운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진 역시 배임 논란 때문에 조양호 회장의 자산이더라도 마음대로 쓰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순신/안대규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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