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선집 '시, 마당을…' 출간 "시인은 시에게 사로잡힌 포로"

입력 2016-06-16 17:58  

[ 양병훈 기자 ] ‘세상이 내게 준 선물은 / 내가 쓰는 나의 시 / 내가 세상에게 주는 선물도 / 내가 남기는 나의 시 / 세상이여 영원하거라 / 내가 남긴 시여 오래 살거라 / 이 세상은 참 좋은 곳이란다.’(‘선물’ 전문)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사진)이 시(詩)와 시인(詩人)을 주제로 쓴 작품을 모아 시선집 《시, 마당을 쓸었습니다》(푸른길)를 냈다. 문학에 대한 나 시인의 철학을 보여주는 시 146편이 실렸다. 저자가 1970년부터 최근까지 시상이 떠오를 때마다 써놓은 시들을 모았다.

세 문장으로 된 짧은 시 ‘풀꽃’으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 것처럼 이번 시집에도 간결하면서도 감수성 있는 작품이 많이 실렸다. 수록작 ‘시 7’은 시 짓는 일을 ‘그냥 줍는 것이다 /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 버려진 채 빛나는 / 마음의 보석들’이라고 묘사한다.

시집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시에 대한 시’를, 2부에서는 ‘시인에 대한 시’를 실었다. 3부에서는 윤동주 이육사 박목월 등 특정 시인을 지칭하며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나 시인에게 시 짓는 일은 고독과 마주하는 일이다. 시 짓는 일에 대한 애잔한 연민이 시 곳곳에 묻어난다. 저자는 시인을 보며 ‘주름이 많은 애벌레 / 주름마다 슬픔과 / 외로움이 새겨져 있다’(‘시인 13’ 전문)는 문장을 떠올린다. 이육사 시인을 생각하며 ‘이제금 그가 기대어 서 있던 교목은 / 혼자서 쓰러지고 / 그가 그리워하던 초인도 혼자 찾아와 / 그를 기다리다 혼자 울며 떠났다는 것이었다’(‘한 소문’의 일부)고 읊기도 한다.

나 시인은 “시인은 시한테 사로잡힌 포로이며 벌 받는 사람”이라며 “시와 시인과 동시대 시인들에 대한 간절한 소감을 그때그때 시의 형식을 빌려서 썼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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