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유동성 관리, 가장 잘하는 국내 은행은

입력 2016-06-22 18:30   수정 2016-06-23 08:26

(김은정 금융부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문제는 항상 불거집니다.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뒀을 때 그랬고, 올 초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가 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코코본드) 이자를 내년에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주요국 주가가 급격하게 요동쳤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서도 마찬가지였죠. 글로벌 금융시장에 크고 작은 이벤트가 발생하면 금융당국은 즉시 국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상황을 살피고 대응방안을 마련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내 은행들에 외화 자금 확보를 지시하기도 합니다.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은 탓에 국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관리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대부분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수준은 금융당국의 지도 기준을 훌쩍 뛰어넘고 있답니다. 금융시장의 특성상 언제, 어떻게 돌발 변수가 발생하고 해외 투자자금이 이동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죠.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면 국내 은행의 외화 차입 여건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거든요.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수준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는 외화 유동성 비율입니다. 만기가 3개월 이내로 남은 외화 자산이 외화 부채에 비해 얼마만큼인지를 릿?지표입니다. 금융당국에서는 85%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고요.

시중은행의 경우 지도 수준에 못 미치는 은행은 없지만 은행마다 조금씩 상황이 다르긴 합니다. 외화 자산 규모와 질의 차이 때문입니다. 외화 자산 규모는 말 그대로 절대적인 몸집을 말하는 것이고, 외화 자산의 질은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른 시일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지를 말하는 겁니다.

예컨대 초우량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미국 국채는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고,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미국 기업의 회사채는 현금화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거든요. 이런 외화 자산의 신용도와 현금화 속도를 감안해서 은행마다 상황을 보려면, 유동화 가중치 적용 후 외화 유동성 비율을 보면 됩니다. 단순한 외화 유동성 비율보다 좀 더 현실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5곳의 국내 주요 은행 중에서 신한은행의 유동화 가중치 적용 후 외화 유동성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127.05%랍니다. 그 뒤를 우리은행이 잇고 있습니다. 124.99%입니다. 국민은행이 이 보다 소폭 낮은 115.73%이고,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105%대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농협은행이 105.92%, KEB하나은행이 105.15%입니다. 수치로 보면 KEB하나은행이 외화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가장 뒤처지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2019년부터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고유동성 외화 자산이 순현금 유출 규모에서 월 평균 80% 수준을 맞추도록 규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시중은행들의 해외 채권 발행총액의 3분의 2가량이 앞으로 1~2년 안에 만기가 돌아옵니다.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 등을 감안했을 때 당장은 불필요해 보여도 선제적으로 외화 유동성 관리에 신경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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