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두걸음 앞서가고 있는 중국의 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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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8 11:39  

한국보다 두걸음 앞서가고 있는 중국의 신경제



(베이징=남윤선 산업부 기자) 후거(胡歌)는 지금 중국에서 가장 ‘핫’한 배우입니다. 지난해 드라마 <랑야방>과 <위장자>를 통해 연기력과 외모를 모두 갖춘 배우로 인정받았습니다. 기자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 잠깐 머물렀는데, 후거는 광고계에서도 최고의 스타였습니다. 핑안보험, 현대자동차 등 수 많은 대기업이 후거를 모델로 쓰고 있었습니다.

후거가 출연한 광고 중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구인구직 사이트 ‘리에핀’의 광고였습니다. 리에핀은 2011년 설립된 일종의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입니다만, 벌써 중국 최고의 배우를 모델로 쓰고 있습니다. 지하철 곳곳에 붙어있는 리에핀 광고판에는 후거와 함께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따이커빈(戴科彬)이 전면에 등장합니다. CEO를 ‘스타’처럼 활용하며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스타트업으로 대변되는 ‘신(新) 경제’가 중국에서 어떤 지위에 올라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한 장면입니다.

◆생활 필수품 모바일 페이

중국의 모바일 문화 수준은 이미 한국을 뛰어넘었습니다. “비교가 안된다”는 표현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일단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모바일 페이’는 이미 생활 필수품입니다.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길거리 노점에서 꼬치구이 하나를 사도 온라인 페이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교회 헌금도 온라인페이로 낼 정도입니다.

베이징에서는 거의 모든 식당의 요리와 슈퍼마켓 등의 물품을 집에서 몇번의 터치만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5위안 정도의 배달료만 내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물건이 30분만에 집으로 배달됩니다. 지불은 온라인페이로만 가능합니다. 현금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애플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유명한 콜택시 애플리케이션(앱) ‘디디추싱’은 정말 편리합니다. 택시는 물론 종류별로 각종 차량을 호출할 수 있습니다. 합승도 가능합니다. 한국에선 몇년째 불법 논쟁에 빠져있는 ‘콜버스’보다 한단계 앞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차가 부족하면 모바일로 추가 비용을 걸고 호출할 수도 있습니다. 돈을 더 낼 지언정 길거리에서 한시간씩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역시 지불은 온라인페이로 해결합니다. 사용 편의성만 놓고 보면 우버보다 낫습니다. 한국에선 우버조차 사용할 수 없지만요.

거리나 지하철 곳곳에선 스타트업들의 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 아니면 게임 광고 뿐인 한국과는 다른 풍경입니다. 많은 스타트업 광고에선 CEO가 모델로 나옵니다. 창업자는 스타 대접을 받습니다. 한국보다 경제 구조가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창업 지원하는 정부의 절박함

중국 신경제의 부상 이면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습니다. 지난해 리커창 총리가 ‘대중창업 만인혁신(大衆創業 萬人革新)’을 주창하면서 창업 열기를 북돋았습니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경제성장에 대한 ‘절박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중국의 사회 불안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빈부격차는 감당 못할만큼 커졌고, 개발에서 소외된 소수민족 자치구들은 테러를 자행할 정도입니다.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비웃음거리가 된 지 오래입니다. 이 와중에 경제성장률마저 급감하면 사회불안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이를 위해 수많은 ‘편법’도 눈감아줍니다. 베이징 시내에서는 음식이나 물품을 배달하는 수많은 불법개조 오토바이를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단속 대상이었던 불법 택시 ‘헤이처(黑車)’는 이제 사실상 합법이 됐습니다.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려는 ‘몸부림’ 입니다. 온라인페이의 결제 과정은 정말 단순합니다. 이 과정에 보안이 잘 유지되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만, 어쨋든 단순합니다.

◆두걸음 뒤쳐진 한국

여하튼 중공업이나 대형 제조업을 대변되는 ‘구(舊) 경제’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한발 앞섰지만, 신경제에서는 완전히 역전됐다는 걸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빠르면 수년 뒤 신경제가 국가 경제의 주류가 되는 날이 오면 양국 관계가 어떻게 될 지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합니다.

물론 한국의 환경이 중국과 완전히 같을 순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안전을 무시하면서 편법을 용인할 수 없습니다. 단돈 5위안(약 900원)이면 1.5ℓ 생수 24병을 아무 불평없이 배송하는 값싼 인력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환경이 핑계가 될 순 없윱求? 중국 기업들은 신경제를 활성화 시키면서 ‘빅데이터’를 차곡차곡 쌓고 있습니다. 또 이를 기반으로 각종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는 한번 뒤쳐지면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상대가 13억명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끝) /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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