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남 재건축 감시 대상 1호(?)의 운명은

입력 2016-07-11 14:48  



(문혜정 건설부동산부 기자) 지난 8일 서울 도곡동 양재역 인근에서 문을 연 ‘디 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의 모델하우스에는 폭염이 이어진 주말 사흘간 적지 않은 방문객들이 다녀갔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약 1만5000여명이 찾았다고 11일 밝혔다.

이 단지는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 사이에선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강남구청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지 못한 채 견본주택부터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배경에는 분양승인의 필수 요건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도사리고 있다. 대부분의 민간아파트는 시행사 등이 부도가 날 경우를 대비해 분양보증서를 끊어 금융권에 제출하고 자금을 조달한다. 분양승인을 받는 데에도 필수 서류다. 그런데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고분양가와 미입주 우려 등을 이유로 이 단지의 보증심사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3월 중순 개포지구에서 첫 주자로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가 선보였다. 3.3㎡당 3760만원(최고 4385만원)에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치자 시장에선 ‘디 에이치 아너힐즈’가 3.3㎡당 최고 5000만원대에 분양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정부가 지난달 중순 분양권 불법 거래 점검에 나서고 28일에는 이달부터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중도금 대출보증을 아예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고분양가 논란이 더해지면서 ‘디 에이이 아너힐즈’는 사실상 정부의 감시 대상 ‘1호’라는 원치않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어쨋든 조합측은 일반분양가격을 3.3㎡당 평균 4350만원(최고 4700만원)에서 4315만원(최고 4498만원)으로 내렸다. 가장 비싼 3.3㎡당 최고 분양가도 5166만원에서 45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분양보증 심사와 분양승인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빠르면 이달 중순, 늦으면 내달부터 청약일정이 시작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휴가철인 점을 감안하면 9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시장이 내다보는 청약결과는 어떨까. 업계에선 일반분양 물량이 69가구에 그치는데다 실질적인 마케팅 기간이 늘어난 점, 분양가가 기존 시장 예측보다 떨어진 점을 들어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개포지구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114가 내놓은 개포동 기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4465만~4466만원 수준인데 이번에 일반분양가가 이보다 낮아졌다”며 “청약경쟁률이 엄청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또다른 S공인 대표도 “고급스러운 주방가구나 대리석 마감재 뿐만 아니라 거의 전 가구가 대모산이나 개포근린공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 단지 배치도 인상적이었다”며 “호텔이나 리조트같은 분위기를 담겠다고 홍보했는데 입주할 때쯤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飢?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비싼 단지가 분양되면 주변 신규 단지나 주변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또 오르게 되는 가격 상승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며 “2~3년 뒤 발생할 지 모를 리스크 요인이나 고분양가 논란 등을 제대로 검토하는 역할을 우리(주택도시보증공사) 아니면 아무도 안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HUG는 개포주공3단지 이외에도 올 하반기 서울 강남권에서 공급될 다른 재건축 단지들에 대해서도 분양가 적정성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끝) /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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