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가 교황 선출방식으로 총장을 뽑는 이유는?

입력 2016-07-11 16:50   수정 2016-07-12 13:20



(김동현 지식사회부 기자)지난 4일 숙명여대는 교내 백주년기념관에서 총장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투표에서 강정애 숙대 경영학부 교수가 1순위 후보로 선출돼 차기 총장으로 유력해졌습니다. 이 학교의 선거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입후보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숙대 총장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피선거권(10년 이상 재직한 전임교수)을 가진 교수 299명을 모아 예비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예비투표에서 총장으로 뽑고 싶은 사람을 교수 한 명당 1표씩 행사해 득표 수대로 14명을 뽑고, 다시 한 차례 투표를 더 해서 상위 5명을 후보자로 선정했습니다. 5명의 후보자는 투표장에서 5분씩 정견발표를 진행합니다. 이후 다시 이 5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하는 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최종 결선 투표를 또다시 진행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 5명 중 강정애 교수가 104표를 얻었지만 상위 득표자 3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결선투표에서 강정애 교수 160표, 이기범 교수(교육학부) 74표, 박미석 교수(가족자원경영학과) 65표를 얻어 강 교수가 낙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장을 뽑기 위해 무려 4번의 투표를 같은 날 진행한 것입니다. 숙대 관계자는 “선거 당臼?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충분히 공약사항 등을 듣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리 총장을 원하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공약을 듣는 발표회를 두 차례 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숙대는 이같은 총장 선거를 1990년부터 진행했습니다. 이같은 선거 방식에 대해서는 숙대도 이렇다 할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천주교에서 추기경단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 회의를 숙대가 유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콘클라베란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들이 비밀장소에 모여 교황으로 선출되기를 희망하는 추기경에게 투표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면 교황으로 선출되는 선거 회의를 말합니다. 숙대 관계자는 “선거방식이 콘클라베와 유사한 것은 맞지만 딱히 이를 따르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새 총장의 임기는 오는 9월1일부터 4년입니다. (끝)/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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