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광풍 '포켓몬 고', 구글이 놓친 스타트업이 만들었다

입력 2016-07-14 17:39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앤틱

2015년 구글 사업부서 분사
'구글어스의 아버지'인 존 행키가 창업 주도
닌텐도·구글 2000만弗 투자…"위치기반 광고 상업화가 목표"



[ 임근호 기자 ] 미국 뉴욕 퀸스에 있는 피자가게 르니지오는 최근 하루 매상이 75% 늘었다. 스마트폰용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 덕분이다. 가게 주인 톰 래튼지오는 “지난 주말 내내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사람이 가게를 찾았다”고 지난 11일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가 한 일이라곤 10달러를 들여 포켓몬(게임 캐릭터)을 유인하는 게임 아이템을 구입한 게 다였다.


이용자들이 포켓몬을 찾아 이리저리 배회하는 ‘포켓몬 고 광풍’이 불면서 포켓몬이 자주 출현하는 장소가 돈벌이 수단으로 뜨고 있다. 한국 유일의 포켓몬 출현지로 알려진 강원 속초로 사람들이 몰려든 것도 그런 예다. 편의점 CU는 포켓몬 열풍이 분 13일 속초 지역 편의점 매출이 전주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앤틱(Niantic)의 존 행키 최고경영자(CEO)는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소매상이나 기업이 돈을 내고 ‘스폰서 장소’를 구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두 번째 수익 모델”이라고 했다. 첫 번째 수익 모델은 포켓몬 출현 확률을 높이는 ‘향로’ 등 게임 아이템을 파는 것이다.

약 5분 단위로 공짜 아이템이 생겨나는 ‘포켓스톱’, 게임 속 세 진영이 땅따먹기 식으로 포켓몬끼리 싸움을 벌여 차지하는 ‘체육관’이 스폰서 장소가 될 수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툴 고얄 애널리스트는 “포켓몬 고는 특정 건물이나 장소에 사람들이 몰려들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며 “나이앤틱과 소매업체 모두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나이앤틱이 2012년 내놓은 증강현실 게임 인그레스에서 이미 가능성을 검증했다”고 전했다. 양 진영으로 나뉜 사람들이 ‘포털’이라 불리는 가상의 땅을 점령하는 게임이다. 포털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자 자신의 가게나 빌딩을 포털로 지정해 달라는 요청이 나이앤틱에 쏟아져 들어왔다. 미국의 약국체인 듀안리드, 생과일주스 전문점 잠바주스, 차량 대여업체 집카 등이 인그레스에서 스폰서 장소를 구입했다. 일본에선 로손편의점,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이 구매자였다.


나이앤틱은 구글 사내벤처로 출발해 지난해 독립했다. 닌텐도, 닌텐도가 지분 32%를 가진 자회사 포켓몬컴퍼니,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으로부터 지난해 10?투자금으로 2000만달러(약 230억원)를 받았다. ‘구글 어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행키가 2010년 창업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구글 웹마스터였던 데니스 황(한국명 황정목)이 아트디렉터로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리코드는 “증강현실은 구글의 모비딕”이라며 “구글은 고래를 놓친 것”이라고 12일 보도했다.

포켓몬 고 개발을 제의한 것은 이시하라 쓰네카즈 포켓몬컴퍼니 대표였다. 포켓몬 게임을 생동감 있게 즐길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일본에서 인그레스를 접하곤 “포켓몬에 완벽한 게임 형태”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으로 찾아가 행키 CEO를 만났고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포켓몬 고 개발을 논의했다.

포켓몬 고 공식 출시국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 4개국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편법으로 게임을 내려받으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출시국 확대가 지연되고 있다. 포켓몬 고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33분으로 페이스북(22분)과 트위터(17분)를 제쳤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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