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만 연 1억…면역항암제 건보 적용하나

입력 2016-07-20 18:42  

키트루다·옵디보…'재정 건전성' vs '환자혜택' 놓고 정부 고민

시장 커지는 차세대 항암제
폐암 외에 다른 암에도 효과…부작용 거의 없고 환자 생존 길어
MSD 등 글로벌제약사 주도…국내 제약사들도 개발 박차



[ 조미현 기자 ]
91세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피부암을 고친 것으로 알려진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를 두고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치료비용만 연간 1억원 이상 드는 이 의약품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미국 제약사 머크샤프앤드돔(MSD)의 키트루다는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면역항암제 중 하나다.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면역항암제는 부가가치가 높아 해외는 물론 녹십자 등 국내 제약사도 개발에 뛰어들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면역항암제 시장은 지난해 16억달러에서 2020년 350억달러로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각광받는 면역항암제

면역항암제는 ‘3세대 항암 치료제’로 불린다.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화학 항암제(1세대)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표적항암제(2세대)와 달리 암세포가 커지는 것을 억제하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활성화해 암을 치료한다. 화학 항암제는 머리가 빠지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 표적항암제는 내성이 생기면 치료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생존 기간도 길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암세포에 특정 단백질이 많이 발현되는 환자에게 처방을 한다”며 “암환자 10명 중 1~3명은 면역항암제 치료로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딜레마 빠진 정부

국내에 판매 중인 면역항암제는 키트루다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여보이’, 오노약품과 BMS의 ‘옵디보’ 등 세 가지다. 여보이는 2014년 12월,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지난해 3월 피부암인 흑색종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이후 폐암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정부는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보험 등재 신청을 받아들이는 것을 고심하고 있다. 한 달에 1000만원이 넘는 비싼 약값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환자들은 빠른 보험 등재를 요구한다. 건강보험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의 게시판에는 면역항암제 급여화를 요청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어머니가 폐암치료를 받고 있다는 노모씨는 “(기존 항암치료제의)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반드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과 환자 혜택 확대를 놓고 고민 중이다.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더라도 모든 암 환자에게 지원할 수 없는 것도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은 판매허가 후 6개월 만에 키트루다를 보험에 등재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환자들에게 최대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눈독’

면역항암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다양한 암을 치료할 수 있어서다. 흑색종과 폐암 치료로 허가받은 키트루다는 방광암과 위암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암세포를 키우는 단백질이 암세포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 체내 면역력을 높이기 때문에 여러 암에 효과가 있어서다.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에서는 녹십자셀의 ‘이뮨셀LC’가 면역세포를 이용한 항암 치료에 쓰이고 있다.

이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제다. 유한양행도 해당 기술을 가진 바이오 벤처기업과 손잡고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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