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정수기' 사태로 직수형 정수기 판매 급증

입력 2016-08-01 14:46   수정 2016-08-01 15:00

강경수 동양매직 사장은 지난달말 제품 판매량 추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월 1만대 안팎인 ‘슈퍼정수기’ 판매가 2만대 가량으로 껑충 뛰어서다. 정수기가 여름에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을 감안해도 증가 폭이 기대보다 가팔랐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물탱크가 없어 위생적인 직수형 정수기 판매가 특히 늘었다”라며 “직수형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를 잡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직수형 정수기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업계에서 가늠하는 올해 직수형 정수기 판매는 40만대 이상이다. 작년 판매량 약 16만대의 두 배가 넘는다. 올해 국내 정수기 전체 시장 규모가 200만대 가량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비중이 20%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직수형 정수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함’ 때문이란 분석이다. 직수형은 물이 흐르면서 바로 필터를 통과하기 때문에 고인물이 거의 없다. 그만큼 세균이 번식할 우려가 적다. 물탱크가 없어 청소 등 관리에도 유리하다. 얼음이 나오는 등 부가기능은 없지만 ‘깨끗한 물을 만들어 낸다’는 본연의 기능엔 충실하다. 단순한 제품이라 가격 또한 저렴한 편이다. 크기가 작아 좁은 공간에 놓고 쓰기도 좋다.

일부 얼음 정수기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영향도 있다. 얼음을 만들어내는 증발기의 니켈 도금이 벗겨져 정수기에서 검출되는 일이 잇따른 뒤 최근 얼음정仄?판매가 타격을 받았다. 이 탓에 정수기 수요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직수형으로 쏠렸다는 얘기다.

직수형 정수기 시장은 ‘후발주자’들이 이끌고 있다. 동양매직 쿠쿠전자 교원 바디프랜드 등이 가장 적극적이다. 반면 ‘선두주자’ 코웨이는 직수형 정수기 판매에 소극적이다. ‘물탱크 있는’ 정수기를 여전히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청호나이스는 아예 직수형 정수기 모델이 없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아주 미세한 불순물까지 걸러주는 역삼투압(RO)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폐수가 많아 물탱크가 꼭 있어야 한다”며 “이 방식을 포기하면서까지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직수형은 여과필터의 기공 크기가 다소 크지만 빨리 정수되는 ‘중공사막’(UF) 방식을 주로 쓴다.

정수기 가격이 낮은 것도 선두 기업들이 직수형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장악력이 큰 기업은 평균 제품단가를 낮추는 직수형을 선호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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