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술 인천 부평 세림병원장, 영유아·노인 검진 강화…34년 '지역 주치의'

입력 2016-08-06 03:00  

비급여 비율 타병원의 절반

'소신 진료'로 지역민 신뢰 쌓아



[ 이지현 기자 ] 의료계에도 외환위기 사태 여파가 몰아치던 때였다. 1998년 김동환 안은의료재단 세림병원 이사장은 인천 부평에 1983년 문을 연 안병원의 이사장이 됐다. 노조 파업 등으로 경영이 불안정하던 병원을 맡아 부평의 최고 병원으로 키우겠다는 포부에서였다.

부채 없는 병원을 경영철학으로 삼았다. 실직자는 무료로 진료해줬다. 병원 인수 3년째던 2001년 병원 이름을 안병원에서 세림병원으로 바꿨다. 세상을 치유하는 숲이 되자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남들이 꺼리는 진료부문도 포기하지 않았다. 응급실, 호스피스병동 등 수익률이 높지 않은 분야에 과감히 투자했다.

1983년 100여개 병상으로 시작한 병원은 280병상 규모로 커졌다. 의사 40여명 중 전문의만 33명이다. 경기도립 여주노인병원 등 안은의료재단 산하 병원도 늘었다. 세림병원 운영은 김 이사장의 사위인 양문술 원장(사진)이 맡고 있다. 양 원장은 세림병원을 “34년 동안 지역 주민에게 주치의 역할을 한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유아 검진과 노인을 위한 급성기 진료를 강화하고 호스피스 시설도 늘려 지역 주민이 평생 같이할 수 있는 병원 콤플렉스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에는 유독 병원이 많다. 생존 경쟁이 치열해 문을 닫는 병원도 많다. 세림병원은 34년 동안 한자리를 지킨 인천 지역 대표 중소병원이다. 양 원장은 그 비결로 ‘정직’을 꼽았다. 그는 “다른 병원에선 10%를 넘는 비급여 진료 비율이 우리 병원은 5% 정도”라며 “과잉진료를 하면서까지 수익을 내야 하는 압박이 없어 한 번 입사한 의료진이 10년, 20년씩 근무한다”고 했다.

병원 의료진에게 강조하는 것은 ‘소신 진료’다. “환자가 왔을 때 매출이 아니라 환자에게 맞는 진료인지를 우선 고려하라”고 강조한다. 한 번 치료받은 환자가 몇 년 뒤 병원을 찾아도 같은 의사에게 진료받을 수 있다. 정직한 진료 시스템이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수익이 낮다며 다른 병원에서 꺼리는 학생 검진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가난한 환자가 오면 병원 안에 있는 교회와 함께 도와줄 방법을 찾는다. 국내외 봉사도 많이 한다. 영종도 난민시설 수용자의 건강관리를 해주고 노인요양시설인 협성원에서는 10년 넘게 봉사하고 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는 봉사를 위한 진료소도 세웠다. 네팔 캄보디아 등에도 진료소를 지을 계획이다.

대학병원과 달리 언제든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료 질도 높다. 맹장 담낭수술 등의 치료 결과는 대학병원보다 좋다. 고관절 투석치료 등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건강검진용 진단기기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수검자가 오면 초음파 검사부터 영상 검사 판독까지 모두 전문의가 맡는다. 양 원장은 “다른 병원에서 찾지 못한 질환을 찾아내는 사례도 많다”며 “검진 후 질환을 놓쳤다는 항의를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세림병원은 환자가 경제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진료를 시작할 수 있는 병원”이라며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지역 거점병원이라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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