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당진 할매'들…매실 한과로 억대 매출

입력 2016-08-15 19:12  

충남당진 백석올미영농조합
5년 전 백석리 할머니 33명 200만원씩 출자해 설립

매실장아찌·고추장 등 생산…주말농장 등 사업 확대
올 매출 7억원 목표



[ 임호범 기자 ]
지난 12일 충남 당진시 순성면 백석리의 백석올미영농조합 한과공장. 19명의 할머니가 247㎡ 규모의 한과공장에서 제조한 매실 한과를 상자에 포장하고 있었다. 할머니들의 평균 나이는 76세. 폭염에 힘겨웠지만 할머니들 표정은 한결같이 밝았다.

김금순 백석올미영농조합 대표(67)는 “이곳에 출근하는 할머니들은 주 5일 근무에 평균 연봉 1800만원을 받는다”며 “경로당이나 요양원 갈 나이에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즐거움에 더운 줄도 모르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33명의 할머니가 “손주들 용돈이나 주자”며 조합을 설립하고 시작한 매실 한과 사업이 매년 성장하며 지역대표 특산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백석올미영농조합은 2011년 마을 부녀회장이던 김금순 대표가 할머니 33명을 모아 설립했다. 가구당 출자금 200만원과 정부 보조금 3억원으로 영농조합을 세웠다. 김 대표는 “백석리 마을 인근에는 10만그루가 넘는 매실나무가 있지만 상품화를 못해 버려졌다”며 “손주에게 줄 용돈이나 벌자며 만들기 시작한 한과가 인기를 끌면서 공장까지 짓게 됐다”고 소개했다.

할머니들이 만든 한과가 입소문을 탄 것은 2012년부터다. 품질 좋은 매실과 저렴한 가격, 달콤한 맛에 주문량이 밀려들었다. 조합은 가내공업으로는 주문량을 소화할 수 없자 아예 생산공장을 짓고 조청공장까지 마련했다. 지난달엔 직판장(198㎡)도 냈다. 생산품목도 초기 한과에서 장아찌, 고추장, 매실청 등으로 확대했다. 공장 옆에는 한과 만들기 등 26가지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5950㎡ 규모의 주말농장을 마련했다. 지금까지 학생과 학부모 등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조합 매출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9000만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억1000만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올해 목표는 7억원 달성이다. 조합원 수는 33명에서 59명으로 증가했다.

할머니들은 배당금과 월급, 판매 수당, 직판장 수당 등을 합해 매달 150만원 정도를 받는다. 최고령 조합원인 성정옥 할머니(81)는 “정년퇴직은 80세인데 주민등록 나이가 78세라 더 일할 수 있다”며 “골칫거리였던 매실이 마을 최고의 효자가 됐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같은 꿈을 품고 있다. 마을에 노인요양원을 세우고 자식들에게 한과공장을 물려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이다. 노후를 공동체에서 보내고 빈집에 외지의 자식들을 귀농시켜 매실 상품 생산을 잇도록 하겠다는 게 할머니들의 바람이다.

박민영 백석올미영농조합 사무국揚?“우리는 무한 이윤을 추구하는 조합이 아니다”며 “할머니들이 마을에서 자식과 함께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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