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모두 결정"…검찰 수사 변수된 '롯데 2인자'의 유서

입력 2016-08-28 19:10  

검찰 수사 어디로

이인원 부회장 유서에 검찰 당혹
비자금 수사 이어 경영비리 의혹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집중될 가능성

"친구 딸 학원까지 압수수색하자 괴로워 해"



[ 김인선/고윤상 기자 ]
검찰 소환을 앞둔 지난 26일 오전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015년 초까지 모든 결정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했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적잖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 고위직 출신인 한 변호사는 2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형사 책임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비자금 수사에 이어 경영비리 의혹도 신 총괄회장 쪽으로 타깃이 옮겨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총괄회장에게 수사 집중되나

검찰의 롯데 수사는 크게 총수 일가 및 계열사의 비자금 조성, 일감 몰아주기 등 경영 비리, 신 총괄회장의 편법 증여에 따른 수천억원대 탈세 등에 맞춰져 있다. 검찰은 계열사의 비자금 조성과 탈세 수사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막?자신한다.

하지만 핵심인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두 달 반가량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부회장도 “2007년 정책본부에 부임한 이후 롯데그룹 부외자금(비자금)은 결코 없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유서대로 대부분 경영비리 책임이 신 총괄회장에게 넘어가면 검찰은 ‘용두사미 수사’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극도로 좋지 않아 조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검찰이 오너 일가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실무진 몇 명만 구속 기소하면 꼴이 우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유서가 수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 부회장의 장례가 끝나면 신 회장을 소환해 배임·횡령·조세포탈 등 롯데그룹 전반의 비리 혐의를 조사하고 불구속 기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및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 등의 신병 처리도 관심사다.

◆“친구 딸 학원까지 압수수색”

롯데 임직원들은 말을 아꼈지만 고인이 장로로 있던 서울 용산의 충신교회 교인들은 고인과 검찰 수사에 대해 거침없이 얘기했다. 고인과 40년 가까이 같은 교회를 다녔다는 한 지인은 “이 부회장은 본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걸 못견뎌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검찰이 이 부회장 주변을 조사한다며 친구들 계좌를 조사하고 충신교회 신도들 집뿐 아니라 심지어 친구 딸이 다니는 학원까지 압수수색했다는 얘기를 이 부회장한테 들었다”며 “이 부회장은 ‘모두 자기 때문’이라며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인은 “검찰이 롯데건설 외에 롯데건설 하도급 업체를 모조리 압수수색하고 하도급 업체 임직원과 관련된 주변 사람들까지 모두 뒤졌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의 장례 집례를 담당하는 이전호 충신교회 담임목사는 이날 주일 예배 설교에서 “(이 부회장은) 이권에 개입돼선 안 된다며 평생 골프도 한 번 안 친 분이었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한 교인은 “지난주까지 이 장로님과 웃으며 악수했는데 1주일 만에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허탈해했다.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이 부회장의 이름은 교회 소식을 전하는 주보의 ‘은퇴장로’ 명단에만 남아 있었다.

김인선/고윤상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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