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방문의 해] 200여년 전 조선 과학의 총체 '미니 한양' 수원화성

입력 2016-08-30 16:55  

조선 최고의 과학기술로 만든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

10년 예상 공사 2년半만에 끝내
북쪽 수문인 '화홍문'이 백미



[ 최승욱 기자 ] 2016년은 수원화성을 축성한 지 220주년이 되는 해다. 수원시는 올해를 수원화성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지난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개막주간 행사를 개최했다. 오는 10월7일부터 9일까지 제53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린다. 방화수류정 달빛음악회와 무예 브랜드 공연 ‘야조’(夜操), 세계 의상페스티벌, 혜경궁홍씨 진찬연 등의 행사가 기대된다.

◆정조의 뜻에 따라 건축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1997년 수원화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면서 “동서양 군사시설 이론을 잘 배합한 독특한 성으로 방어적 기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한국 성곽 건축기술이 집약된 곳이 바로 수원화성이다. 서울 왕궁의 남부지역을 방어하는 성곽도시이자 경제적 기반을 갖춘 신도시로 건설됐다. 정조대왕은 세자인 순조가 장차 15세가 되면 왕위를 물려준 뒤 상왕으로서 화성행궁에 거주한다는 계획을 갖고 한양의 도성 규모를 그대로 적용했다고 알려졌다.

정조 18년(1794년) 정월 터닦기를 신호탄으로 공사를 시작해 1796년 9월 마침내 견고한 화성이 완공됐다. 당초 10년의 공사기간을 예상했지만 2년 반 만에 공사를 마쳤다. 현대 장비로도 각종 방어시설을 갖춘 성벽을 그토록 짧은 시간에 쌓기는 힘들 것이다.

수원화성은 18세기 최고의 과학기술이 동원된 성과물이다. 설계와 건축 과정에 동서양의 성곽 양식이 적용됐다. 다산 정약용, 반계 유형원 등 조선 후기 실학자 등이 참여했다. 젊은 학자들은 정조의 뜻에 따라 중국과 일본, 유럽의 성곽을 참조해 한국적 지형에 맞게 설계했다. 학자들은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거중기, 돌을 들어 옮기는 녹로, 수레를 개량해 많은 짐을 옮길 수 있게 한 유형거, 건축자재를 나르는 동차 등을 개발했다. 이 덕분에 공기를 단축하고 인부들이 보다 쉽게 일할 수 있었다.

화성은 돌로 쌓은 높이 5~8m, 둘레 5744m의 성곽을 갖고 있다. 조선왕조의 성곽 건축사업으로 가장 큰 규모였다.

서쪽 팔달산과 동쪽 구릉 사이를 수원천이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 동서남북에 4대문을 조성했다. 북문인 장안문과 남문인 팔달문은 서울의 숭례문보다 조금 더 크다. 서쪽인 팔달산 정상에는 서장대를, 동쪽 구릉에는 동장대를 세웠다. 장대는 장군이 군사를 지휘하는 곳이다. 동장대에는 사대(射臺)를 조성, 활쏘기를 연습하도록 했고 건물 행랑과 담 밖에는 넓은 훈련장을 만들었다.

성곽 모서리에는 적의 동정을 살피는 망루 역할의 공심돈을 설치했고 수원천 남쪽과 북쪽에 수문을 세웠다. 연기로 신호를 보내는 통신시설인 봉돈은 동쪽 높은 구릉에 세워졌다. 사람과 물자가 몰래 오고갈 수 있도록 외곽에선 잘 보이지 않는 암문도 설치했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 백미

수원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북쪽 수문인 화홍문과 그 옆에 지은 각루인 방화수류정이 거론된다. 화홍문은 금강산과 묘향산, 약산 등대, 명사십리, 부진고원, 천안삼거리, 남원 광한루와 함께 전국 승지8경(勝地八景)에 포함됐다. 대한제국 시기 1원짜리 지폐의 표지 모델로 사용될 정도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7개의 무지개 수문이 떠받드는 화홍문을 만들면서 옆에 용연이라는 연못을 팠다. 연못 위 작은 봉우리에는 누각을 세웠다. 큰 비가 내리고 난 뒤 화홍문의 무지개 수문에서 장쾌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보고 조선의 시인과 묵객들은 ‘화홍관창(華虹觀漲)’이라고 표현했다. 방화수류정도 주변 경관과의 뛰어난 조화로 조선 후기 건축미를 대표한다.

남문인 팔달문은 야간에도 밝은 조명을 받아 주변의 상가보다 두드러져 보인다. 팔달문 주변에 설치된 서치라이트 60여개가 석축과 문루의 기둥, 대들보, 서까래에 장식된 오방색 단청까지 화려하게 비춘다. 지붕은 정면에서 볼 때 사다리꼴을 한 우진각 지붕으로, 전체적으로 수평을 이루다가 양옆에서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우아하게 들린 한옥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곡선이 아름답다. 장안문과 창룡문도 이와 다르지 않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은 야간관광 필수 코스고, 창룡문 주변 조명을 받은 동북포루와 이어지는 성벽도 인기가 높다.

최승욱 특집기획부장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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