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제2도시로 꼽히는 마르세유는 2600년에 걸친 오랜 역사와 화려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곳이다. 마르세유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지인 ‘르 파니에’는 좁은 골목, 형형색색의 작은 광장들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모습을 자아낸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지인 이프 성(城)과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도 마르세유의 주요 관광지다. ‘야경이 멋진 도시, 바다가 아름다운 도시, 볼거리가 많은 도시’로 기억될 마르세유를 다녀왔다. 순식간에 방문객을 사로잡은 마르세유의 매력은 오래도록 발길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편견을 깨뜨린 마르세유 여행
마르세유는 지중해를 끼고 20㎞ 정도 뻗어 있는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파리 다음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며 많은 문화유산이 잘 보존돼 있어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되기도 했다. 연중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고 공원과 녹지가 많은 도시엔 수많은 요트와 어우러진 옛 항구(올드포트)의 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항구의 노을과 로맨틱한 야경은 그 어떤 수식어가 필요 없을 만큼 아름답다.
사실 마르세유를 가기 전 받았던 느낌은 ‘위험하 ?rsquo;였다. “밤에 여자 혼자 돌아다니지 말아라, 소지품을 주의해라, 사람들을 조심해라”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기우였다. 때로는 걱정 어린 조언이 여행자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실체를 보려면 직접 가는 수밖에 없다.
마르세유를 생각하면 ‘파스티스(Pastis)’란 이름이 떠오른다. 초콜릿색 피부에 다부진 외모를 지닌 친구인 파스티스는 항상 자신이 마르세유 출신임을 강조했다. 이 친구 덕분에 식전주로 유명한 파스티스(Pastis)란 술도 접하게 됐다. 옛 항구 근처를 돌아보다가 아무 식당에 들어가 식전주로 파스티스 한 잔을 청했다. 얼음으로 채운 잔에 파스티스를 붓고 물을 섞으니 순식간에 뿌옇게 색깔이 변했다. 이 술에 들어 있는 ‘아나이스’란 허브가 독특한 향을 만든다. 그리스와 터키의 전통 술인 ‘우조’ ‘라키’와 맛이 비슷하다. 마르세유에서 프랑스식 생선스튜인 부야베스(bouillabaisse)를 맛보지 못하면 섭섭하다. 굳이 맛집을 검색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항구 근처엔 낭만적인 식당이 즐비하다. 운이 좋았는지 자칭 ‘마르세유 최고의 부야베스’를 만드는 집에서 첫 식사를 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상관이 없다. 입담 좋은 주인 덕분에 마르세유의 첫날밤은 마냥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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